두 번째 연사로 나선 김성일(사범대 교육학과) 교수는 가치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동기에 대해 깊게 탐구했다. 김 교수는 동기에 관한 색다른 시각을 제시하며 그와 관련해 나타나는 가치 판단 과정의 문제들에 주목했다.

가치는 동기의 열쇠
동기는 우리들의 행동을 유발한다. 그렇다면 동기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또, 동기를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김성일 교수는 “이 두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전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동기는 구분되지만 연속적인 세 가지의 하위 과정으로 구성된다’가 그것이다. 하위 과정 중 첫 번째는 생성 과정이다. 보상에 기인한 접근이 이뤄지고, 습관과 가치가 형성된다. 두 번째 단계는 유지 단계로, 평가와 학습이 이뤄지고 가치판단이 수행된다. 마지막 단계는 동기의 조절 단계로, 목표 지향 조절과 가치 통제가 이뤄진다.

  동기의 수행 과정을 잘 살펴보면 각 과정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는 바로 ‘가치’다. 김 교수는 “가치는 주관적인 욕구에 대한 판단이자 의사결정의 신호 역할을 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가치는 가치판단 과정을 통해 평가되며, 향락적인 가치부터 미래지향적 가치까지 다양한 층위로 구분된다.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구분
가치 평가에 의해 가치를 선별하고, 그에 따라 동기 수행 과정이 적용되면 참 이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당연해 보이는 이 과정이 왜곡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이 현상을 한 실험을 통해 제시했다.

  뇌에 전극을 꽂은 쥐가 있다. 실험자가 자극을 주자 앞쪽에 달린 버튼을 누른다. 자극을 보낼때마다 버튼을 누르는 행동을 지속했다. 이를 보고 ‘쥐는 전기자극을 좋아해 버튼을 누르는 행동을 지속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까? 특정 자극에 대한 혐오 혹은 만족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반응을 보이는 대상의 표정을 관찰하는 것이다. 만약 쥐가 행동을 지속하지만 그때마다의 표정은 토할 것 같은 쓴 표정이라면 쥐는 전기자극을 ‘싫어’하지만 버튼을 누르기는 ‘원한다’고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자극을 좋아하지 않는데 행동을 수행하는 경우는  마약 중독, 도박 중독 등 실생활에서 많은 예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각종 중독 현상은 ‘싫어하지만 원하는 것’의 또다른 변주라는 것이다. 하면 할수록 더 많이 원하게 되지만 정작 즐기지는 못하는 상태가 되는 셈이다.

동기와 흥미를 활용한 교육
가치를 판단하는 과정, 그리고 가치의 왜곡 현상을 인지해 판단하는 과정은 중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흥미와 동기를 활용해 교육현장에 접목하는 것이 신경교육학의 주요 목적이자 과제다.
무질서하게 배열된 15개의 개그맨 박명수의 얼굴이 있다. 피험자들에게 몇 초간 보여준 후 다음에는 영어 알파벳 ‘L’ 15개가 화면상에 무작위로 배열된 화면을 보여준다. 몇 개가 있는 지를 바로 맞춰보도록 하면 대부분이 모른다고 하지만, 다시 화면을 보여준 후 똑같은 질문을 한다면 개그맨 박명수가 배열된 화면 쪽의 정답이 훨씬 더 많이 나온다. 김 교수는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전자는 흥미로운 소재로 과업을 수행하도록 한 반면, 후자는 재미없는 알파벳을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흥미와 동기를 잘 이용하면 높은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신경교육학을 동기와 연관해 신경과학적으로 분석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동기에 비추어 학습자의 환경, 학습 교재, 학습활동, 학습평가를 잘 구성한다면, 발달신경과학, 인지신경과학, 사회신경과학, 정서신경과학적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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