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는 2010년부터 수강소감설문 결과를 교수와 학생에게 공개하고 있지만 공개 방식과 학생들의 평가 태도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수업에 대한 정보 제공과 원활한 피드백을 통한 수업의 질적 개선을 취지로 수강소감설문이 공개되지만, 열람기간이 짧고 주관식 답변은 공개하지 않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본교 수강소감설문 공개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알아봤다.

원활한 피드백 위한 열람기간 연장을
수강소감설문 열람 기간은 수강신청기간과 수강정정기간으로 한정돼 미리 수강과목을 정해야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학적수업지원팀 직원 박두란 씨는 “학생들이 수강신청기간에 가장 관심을 갖고 찾을 것이란 생각에 열람기간을 수강신청 기간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기 중에도 수강소감설문을 알고자 하는 학생의 수요가 있고, 열람기간이 짧아 열람이 가능하단 사실 자체를 모르는 학생들도 많다. 정수훈(공과대 기계09) 씨는 “석탑강의상에 꼽힌 강좌의 수강소감설문을 확인하려고 들어갔으나 확인하지 못해 아예 열람이 불가능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반면 동국대는 수강소감설문 결과를 상시 열람 가능하게 해 학생과 교수의 피드백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동국대 교무팀 김정훈 팀장은 “학생들이 평가했으니 항시 결과를 볼 필요가 있고 학기 중에도 계속된 피드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강소감설문 주관식 답변 공개도
본교는 현재 객관식 항목에 대한 응답 인원만을 공개하고 주관식 답변은 공개하지 않는다. 박두란 씨는 “주관식 답변은 데이터 처리가 어려워 결과를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관식 답변은 수많은 답변 중 선별해 공개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학생들의 보다 진솔한 설문결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학생들의 자세한 답변에 대한 요구로 총학생회가 강의 평가 사이트 클루(Kuklue)를 만들었지만 수강소감설문은 거의 모든 수강생이 과목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김용진(국제학부09) 씨는 “학교가 취합한 많은 수강생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수강신청에 도움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세종캠퍼스의 경우, 과목에 대한 강의 평가 사이트가 부재해 수강생은 강의에 대한 주관적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 문은하(인문대 고미사12) 씨는 “현재 강의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 길이 없는데, 수강소감설문을 공개할 때 학생들의 자세한 정보까지 알려주면 유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숭실대는 항목별 응답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주관적 의견을 적은 책자를 2009년에 발행했다. 숭실대 교무팀 한철희 팀장은 “예산 문제로 매해 발행하긴 힘들지만 이를 통해 교수와 학생 간 의사소통이 늘었다”며 “강의의 질적 개선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공개 전 성의있는 답변이 전제돼야
수강소감설문 결과 공개에 앞서 무성의한 응답이 많은 수강소감설문 방식 자체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신창호(문과대 교육학과) 교수는 “주관식 평가도 무성의하게 평가한 학생들이 종종 있다”며 “그런 경우 교수의 강의 의욕이 저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 본교는 무성의하게 설문에 응하는 학생들에게 권고수준에서 성의있는 답변을 유도하고 있다. 박두란 씨는 “수강소감설문 기간을 1달 정도로 늘렸고 수강소감설문 전 성의있게 응답해달라는 팝업창을 띄운다”고 말했다. 이에 한경수(전북대 통계학과) 교수는 “2011년 집필한 논문 ‘강제적 수강소감설문의 문제점’에 따르면 수강소감설문의 51.4%는 모두 같은 번호로 무성의하게 응답한 결과”라며 “대학은 높은 참여율 뿐만 아니라 성의 있는 응답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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