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는 성폭행 장면이나 구타 장면이 자주 등장하고 뉴스에서는 범행장면을 재현한다.

이 같은 미디어 환경이 사회에서는 범죄 발생과 어떤 연관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모 방송사 오락프로에서는“이런 씨베리아가∼”와 “쌍쌍파티가∼”로 욕설을 희화화하며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해 하고있다.

드라마에서는 모래시계를 시발점으로 조직폭력배가 소재로서 등장했는데 이러한 폭력적인 장면이 확산된 것은 3∼4년 전부터였다. 시청자들이 현란한 액션을 원하고 드라마 제작자 역시 시청자들의 말초 신경을 자극해서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폭력장면들을 여과없이 내보내고 있는 것이 추세이다.

미디어 방송의 경우 영화를 비롯한 인터넷 매체와의 경쟁 때문에 자극적인 것을 요구하는 시청자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 방송위원회 홍용락(동아방송대 방송극작과교수) 씨는“제한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와는 달리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사의 경우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폭력적인 장면을 넣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계를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영화 〈신라의 달밤〉의 경우 시작부터 끝까지 욕이  나오지만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고 미디어는 이것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시청자의 상상속에만 있던 폭력장면들을 TV 미디어를 통해 현실화시키는 것이 가능해 졌다.

또  언어적 폭력이 재미추구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언어적 폭력에 대해 SBS심의위원회 관계자는“오락프로에 나오는 언어적 유희를 가지고 언어적 폭력으로 지적하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도전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을 즐기는 오락프로가 인기를 얻었지만 요즘에는 가학적인 행동을 당하는 사람들도  즐거워하며 보는 사람도 즐거운 프로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 설명이다.

그러나 이송지혜(민주언론운동연합 모니터부장)은“요즘 오락프로는 서로가 학대하는 것을 즐기고 있으며 가학이 만연화 되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송사는 짧은 시간동안 적은 노력으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흥미위주의 프로를 많이 만들어 방송 질 저하 등의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위원회의 심의는 경고조치에 그치고 있어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또 방송 프로 등급제는 방송국의 자체 심의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효과가 없는 실정이다. 이동우(한국언론재단 미디어교육팀) 씨는“현 등급제는 제작자의 변명의 여지만 만들어 줄뿐 별다른 효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현재로서는 모든 사람이 다 볼 수 있는 프로를 위해 공중파 방송이 최소한의 규범을 지키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미형 간사는“방송국은 규제나 등급제보다는 우선 시청률이 일차적 목표이고 제재를 통한 금지보다는 제작자의 자각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방송국에서는 점차 시청자들 자극성이 높은 것을 요구하고 각 방송사들은 타사와 경쟁을 해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한다.

이에 대해 MBC방송 심의 담당 관계자는“시청자들은 보다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한다”며 “방송사마다 경쟁심이 작용해서 시청자들의 요구를 많이 수용하는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언어적·육체적 폭력을 조장하는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시청자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심의 수준과 등급제를 강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등급제가 있는 영화와 인터넷과는 달리 텔레비젼은 모든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임을 제작자와 시청자 모두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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