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에선 심판의 판정이 경기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대학대회는 프로 리그보다 판정 하나가 전체 대회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프로와는 다른 대학스포츠 심판들의 성향, 판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알아봤다.

사진|고대신문DB

거친 플레이에 엄격한 대학리그
  대학리그와 프로리그 심판들 간의 판단기준은 다소 차이가 있다. 선수의 연령대, 그라운드 환경, 피지컬과 선수의 기량 등 대학리그와 프로리그의 차이가 심판의 판단기준에도 영향을 미친다. 프로 심판은 선수의 거친 플레이가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파울을 선언하진 않는다. 반면 대학 심판은 선수의 거친 플레이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바로 파울을 선언한다. 프로에선 선수가 심판에게 항의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학리그에서 선수가 심판의 판정에 불복하고 항의하면 선수에게 경고 등의 엄한 제재가 가해진다. 또한 프로의 경우 돈을 지불하고 경기를 보는 팬들이 많아 격한 동작에 다소 관대하다. 상대 선수를 다치게 하지 않는다면 팬을 위한 열정적인 플레이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대학리그는 프로에 비해 관중이 적어 거친 플레이에 대해 엄격해지는 효과가 있다. FC서울 프로축구단 신원진 스카우터는 “거칠고 큰 동작은 프로에서 팬 서비스가 될 수 있지만, 대학선수들에겐 부상위험만을 높일 뿐이다”고 프로 경기와의 차이를 설명했다.

  부상 방지를 위해 파울에 대한 기준을 민감하게 적용한다. 대학 선수는 성인 선수에 비해 근력이 덜 여물어 부상 위험이 더 높은 편이다. 프로 아이스하키리그에선 ‘보디체크(body check)’가 다소 거칠어도 제재하지 않지만 대학 대회에서의 거친 몸싸움은 엄격한 벌칙의 대상이 된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KIHA) 이병철 심판이사는 “선수간의 가벼운 보디체크는 허용되지만 상대 선수를 뒤에서 가격하는 행위, 주먹다짐 등 다소 거친 플레이에 대해선 명확히 제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야구 심판 역시 부상 방지를 위해 거친 플레이에 엄격하다. 대학야구 경기에서도 주자의 슬라이딩이나 홈 쇄도 상황에서의 바디체크, 고의성 빈볼 등의 거친 플레이가 자주 나오게 된다. 심판들은 이러한 상황을 억제시키고자 한다. 대한야구협회(KBA) 황석중 심판이사는 “프로 진출 전에 거친 플레이에 익숙해지면 선수의 부상의 위험을 높여 심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룰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대학 심판은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성숙한 플레이를 펼치도록 돕는 교육자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대학스포츠는 학생선수 중심의 학원스포츠이기에 학생의 본분을 다할 의무가 내재돼 있다. KIHA 이병철 심판이사는 “대학 스포츠 심판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선수와의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경기 중에 선수의 페어플레이를 유도해 대학선수를 하나의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정신적으로 성숙한 선수가 프로무대에서도 잘 적응한다”고 덧붙였다. 

부담이 적어 판정은 편해
  대학리그 심판은 프로리그 심판보다 판정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 요인이 적다. 프로스포츠에서 계절의 변화는 심판의 판정에 영향을 끼친다. 시즌이 봄부터 가을까지 운영되는 프로야구의 경우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에 심판의 오심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을 지낸 하일성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여름이 되면서 오심이 느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리그의 경우 여름과 시즌이 겹쳐 상대적으로 여름에 경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반면 대학리그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어 심판이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다. KBA 황 이사는 “대학리그가 프로리그에 비해 낮 경기가 더 많아 여름 대회에 임하는 대학 심판이 프로 심판에 비해 체력 소모가 적다고 할 순 없다”면서도 “대학리그에선 오심논란이 크게 부각될 확률이 낮아 압박감이 낮은 편이다”고 말했다. 이에 ‘스포츠심리기술훈련’ 강의를 하고 있는 최영준(본교 강사·체육교육) 씨는 “관중의 많고 적음이 심판의 판정 역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아무래도 심판 입장에선 관중이 많은 프로경기가 인터넷에서 더 많은 비난을 살 확률이 높아 심리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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