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이지영 기자 ljy@

  우리나라의 최초 우주 발사체 나로호와 관련해 자문을 담당하고 한국항공우주학회의 역사와 함께해 온 허훈(과기대 제어계측공학과) 교수를 만났다. 정년퇴임을 자신의 또 다른 시작으로 여기는 허 교수에게서 인생의 여유가 느껴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미사일 개발팀에 있을 때부터 학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허 교수는 처음 본교에 교수로 임용되었을 때를 회상했다. 모교발전을 위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 기뻤다고 한다. “드디어 내 인생에서 무언가에 몰입해볼 만한 기회가 왔다고 생각 했다”

  교수 재직기간 중 1989년도에 세종캠퍼스에 발령받은 그는 본교 최초 융복합과인 제어계측공학과의 발전을 위해 힘썼다. “기계 40%, 전기전자 50%, 전산 10% 정도로 융복합을 주도했고 취업률도 본교 내 최고치인 86%를 기록했다. 이 부분에 일조를 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죠.” 허 교수 퇴임 후는 개인 연구소에서 순수한 국산 항공기를 만드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1인당 GNP가 3만 달러 가까이 되면 자가용비행기 시대가 오기 때문에 사회에 좋은 기여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학교 교육방침에 대해 다른 대학 뒤쫓기보다 우리가 먼저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변화와 함께 전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변하지 않고 남들은 갖지 못하는 귀중한 고대 전통을 살리고 유지 계승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지금의 구성원들은 고대 전통에 대해 풀이 죽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허 교수는 학교에 남는 동료교수들에게 “지식의 전달자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사적인 풍모와 통 큰 자세를 가지고 국가사회와 민족을 밝히는 지도자 역할을 하는 책임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후학들에게는 인생에서 도리를 행동의 기준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인생에서 어떤 일을 착수할 때 환경의 유불리를 행동의 기준으로 삼지 말고 행동의 당위성을 기준으로 삼으세요.”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