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송민지 기자 ssong@

하버드대학은 학부 교육의 최고 목표를 문식성(文識性, literacy;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를 모두 포함해서 부르는 명칭) 교육에 둔다.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읽고, 말하고, 쓰는 것’은 우리의 실생활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가장 본질적인 요소다. 우리말 개념에 없는 ‘문식성’을 처음 사용하며 국내 ‘문식성’ 연구에 앞장선 노명완(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만났다.

  노명완 교수의 문식성 연구 이전엔 글을 모르는 것(문맹)을 지칭하는 용어만 존재해 국내에서는 글을 아는 것(literacy)의 개념은 주목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문맹이 사라진 현재는 학술과 교육 측면에서 글을 아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에는 이에 대한 세부연구가 없어 도입하게 됐어요” 최근에 노 교수는 인터넷 매체의 등장을 배경으로 영상, 음성 등을 이해하는 다중문식성(multimode literacy)을 주목해 관련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대학과 사회에서 전문 교양인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은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 사고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이죠” 노명완 교수는 교내에서 이뤄지는 문식성 교육으로서 ‘사고와 표현’ 강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앞으로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노 교수는 먼저 1학년 2학기에 전문적 글쓰기에 초점이 맞춰진 강좌 커리큘럼을 지적하며 ‘사고와 표현’ 과목을 4학년까지 확장, 연장하는 것을 제안했다. 학부 수준이라고 해도 1학년 2학기에 전문적인 글쓰기는 어렵고 오히려 전문적 영역을 공부하는 3, 4학년 학생에게 사고와 표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덧붙여 각 단과대별 ‘사고와 표현’ 강좌 개설 및 단과대 교수와 독서(문식성) 전공 교수들의 협동지도를 발전방향으로 제시했다.

  퇴임 후 노명완 교수는 교수로서의 생활에서 멀어질 계획이다. “우리 인생은 한번 밖에 없는 일생(一生)인데 지금까지는 그 일생을 한 가지에만 쏟아 부었어요. 전공분야 이외의 다른 분야에 도전해볼 계획이에요” 그러면서도 노 교수는 교육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자의 길만큼은 계속 걸으려 한다.

  노명완 교수는 평소 ‘잘했어 자식들! 하니까 되잖아!’라는 말로 학생들을 북돋는다. 다른 대학이 아닌 고려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것에 가장 뿌듯함을 느끼는 노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로 스스로를 존중해가면서 나아가길 애정 어린 마음으로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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