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송민지 기자 ssong@

  단발머리의 조윤애(의과대 의학과) 교수는 정년퇴임이 며칠 남지 않은 그녀의 나이가 무색하게 발랄한 소녀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사시와 약시 등 소아안과 질환에서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은 조윤애 교수는 “치료할 때 만나는 아이들의 기(氣) 덕분에 동안 인 것 같다”며 특유의 장난스런 웃음과 함께 말했다.

  사시 치료를 위해 그녀를 찾는 환자의 80%는 어린 아이다. 소아 사시 치료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그녀도 진료 초기엔 아이들을 대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울고, 떼쓰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이들과 항상 어울리고, 함께 논다는 마음으로 진료에 임해요.”

  조윤애 교수가 환자를 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권위의식을 버리고 환자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다. 대학병원 진료를 두고 흔히 ‘30분 기다려서 3분 진료 받는다’고 하지만 조 교수는 환자들에게 모든 것을 설명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때문에 환자의 대기시간은 길어지지만, 환자와 보호자의 반응은 좋다. 그녀는 상세한 설명 외에도 보호자의 마음까지 배려해준다. “소아 사시 환자들 중에는 뇌성마비를 가진 아이들도 많아요. 이런 아이들의 보호자는 다른 병원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고 오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엄마들에게 따뜻한 말로 용기를 주기위해 노력해요.”

  소아 사시 분야에서 명의로 유명한 조윤애 교수는 남성위주의 사회분위기 속에서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녀는 후배 여성 의사들에게 남성의사들보다 다섯 배는 더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지금도 그녀의 취침 시간은 새벽 3시, 4시다. 오전부터 환자를 진료한다면 너무 짧은 취침 시간이지만 그녀는 잠 대신 일을 택한다. 학회, 강좌 등을 위해 손수 피피티를 만들고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해 직접 마우스로 그림도 그리고 동영상도 준비한다. 조 교수는 “쉬엄쉬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일중독이라 어쩔 수 없다”며 일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그녀의 퇴임 소식에 전국의 환자들은 앞으로 어디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많다. 여러 대학 병원과 사설 병원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조 교수는 한 사설 안과 전문 병원에서 계속 환자들을 돌볼 예정이다. 그녀는 “고대 병원에 있는 동안 훌륭한 후배들을 키워내서 고대 병원의 사시 치료는 그 명맥을 이어갈 것”이라며 남은 후배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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