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유산의 맏형인 반구대 암각화를 살려내고 주변의 역사문화 환경을 관광자원화해 인류문화유산으로 일으켜 세워야합니다” 변영섭 문화재청장은 3월 18일 취임사를 통해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강조했다. 국보 제 285호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근처 사연댐에 의한 반복적 침수로 48년째 훼손 위기에 처해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국내 문화재가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문화유산 보존‧활용’을 중점으로 문화재청을 이끌고 있는 변영섭 청장을 만났다. 

- 6개월 째 업무 수행 중이다
“우리 겨레의 삶과 정신이 담긴 문화유산을 훌륭하게 지키고 활용하는데 좋은 방안을 찾아 몰두하고 있다. 문화재는 무한한 가치를 갖는 유형, 무형의 자산이다. 문화로 행복해지는 시대가 열리고 있고 문화재의 가치는 갈수록 커질 것이다. 지금까지 문화유산과 함께해 온 경험을 살려서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드는데 노력하겠다.”

- 임기동안 문화재청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최근에 반구대 암각화 관련해 울산광역시와 가변형 투명 물막이 설치 추진 협약을 체결하고 세부사항에 합의했다. 반구대 암각화 문제가 잘 해결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길 바란다. 또한 △문화유산 전체의 데이터 베이스 구축 △문화재 국외반출 △문화재 발굴 △문화재 수리보수 등과 관련된 국가 관리의 합리적인 제도 개선 역시 시급하다.”

- 청장으로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국민과 공익을 위한 관점에서 업무를 처리해야 하지만 때로는 지역 이기주의에 부딪쳐 문제해결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또 가끔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기초한 언론 보도에 의해 시민단체 등 다른 사회집단과 소모적인 논쟁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을 한다면 좋은 결과가 도출되리라 믿는다.”

- 최근 경복궁 야간개방에서 일부 관람객들이 출입금지 구역인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깔고 음식물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문화인이 되는 첫걸음은 문화재에 대한 올바른 견해를 갖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조들의 지혜와 정신가치의 결정체인 문화재가 오늘을 사는 우리와 무관하지 않기에 우리 모두가 문화재의 주인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현재 문화재청은 국민들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문화재 지킴이’ 제도를 운영하며, 특히 올해 가을에 실시하는 경복궁과 창경궁 야간개방에서는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을 것이다.”

- 외국에 비해 문화재 관람료가 낮은 편이다
“화폐가치로 문화재의 품격을 말할 수는 없지만, 외국에 비해 관람료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민들이 문화재에 쉽게 접근하고 향유할 기회를 널리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이다. 앞으로 상황이 달라져서 합리적인 방안이 논의되고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면 바뀔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 본교 학생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숭례문이나 반구대 암각화와 같은 불행한 사례가 생기지 않으려면 젊은 역군부터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인식하고 사랑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지식인답게 지구촌 문화유산의 가치를 두루 경험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인공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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