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캠퍼스 커뮤니티 쿠플존의 논쟁이 한 일간지에 기사화되면서 박광월 세종 총학생회장이 거센 비판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3일 자 조선일보 11면에는 ‘이석기를 독립투사에 비유한 대학 총학생회장’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해당 기사는 박광월 세종 총학생회장이 이석기 의원의 행동을 항일 독립운동에 빗대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의 발단은 쿠플존의 논쟁이었다. 8월 29일 쿠플존에는 ‘총학생회의 해명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단체 카카오톡 대화의 일부를 캡처한 사진이 게시됐다. 게시된 사진에는 ‘모든 시민이 3.1 운동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 경찰을 옹호했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관점의 차이에 따라 보는 내용이 다를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후 게시글을 두고 사진속의 내용은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비난이 잇달았다.

  하지만, 실제로 대화 전문을 확인한 결과 곡해된 부분이 존재했다. 박광월 회장이 포함된 문제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이석기 의원의 내란 음모 혐의가 화제가 됐다. 대화자 중 한 사람이 ‘국정원 개혁은 물 건너갔네’라고 하자 박광월 회장은 ‘옹호하고 싶지도 않고,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운을 뗐다. 박광월 회장은 이후 정권의 위기 이후엔 마녀사냥이 시작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대화방에서 이석기 의원의 무기조달 및 내란 발언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하지만 커뮤니티에 게시된 사진과 일간지에 보도된 내용에는 이와 관련된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결국 쿠플존의 게시물은 대화의 내용을 전부 담지 않고 발언의 취지를 왜곡해 논쟁을 확산시켰고, 조선일보는 대화의 전체를 들여다보지 않고 보도한 것이었다. 박광월 세종 총학생회장은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연락을 취했고, 왜곡된 부분에 대해 정정 보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화의 전문이 게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논쟁이 확산된 데에는 현 총학에 대한 정치적인 편견이 일조했다. 공공행정학부의 한 학생은 “한대련 탈퇴를 하지 않은 점이나 학생들의 충분한 동의 없이 국정원 사태에 대한 성명 발표를 한 점들을 미루어 보아 세종 총학의 정치적 성향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광월 세종 총학생회장은 사과글을 통해 이석기 의원 사건은 철저히 조사되고 규명돼야 한다는 것이 세종 총학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광월 회장은 현재 과별 개강총회에 직접 찾아가 관련 사안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을 대표하는 총학생회장으로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언행”이라며 “자진사퇴도 고려했지만 오히려 책임감 없는 행동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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