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헤어짐을 가볍게 여기는 20대가 늘고 있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 사람 사이의 관계를 가볍게 여기는 뜻의 ‘관계의 인스턴트화’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러한 현상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가 발달하며 더욱 심화됐다. 김문조(문과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디어를 통한 접촉은 클릭 한 번에 켰다 껐다가 가능해 사람들이 관계를 더욱 쉽게 생각한다”며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서로의 속마음까지 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의 인스턴트화는 온라인에서뿐 아니라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산돼 사람들 사이에 친근함이 아닌 일시적 만남이란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보다 진지한 만남을 위해 등장한 소셜데이팅 서비스는 아직까지 태생적인 한계인 온라인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소셜데이팅 회사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김민아(가명, 여‧23) 씨는 소셜데이팅 업체인 ‘커플레시피’에 가입해 호감 가는 이상형을 소개받았다. 키 175cm에 하얀 피부, 순하게 생긴 외모와 비슷한 나이까지 상대방의 프로필은 민아 씨의 마음에 쏙 들었다. 그러나 며칠 후 약속 장소에 나간 민아 씨가 만난 상대방은 170cm정도 되는 키에 까무잡잡했고 나이도 꽤 있어보였다. 당황한 민아 씨는 2시간가량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버텨야 했다. 민아 씨는 “정말 사진과는 너무 다른 사람이 있어서 당황했다”며 “처음에는 너무 화가 치밀어 올랐는데 나중에는 ‘온라인 만남이 그렇지 뭐’ 하고 말았다”고 했다.
  소셜데이팅 업체가 허위 정보를 기재를 막기 위해 노력하지만 한계는 있다. 기자가 직접 가입을 시도해본 결과 핸드폰 인증만 통과하면 이름부터 프로필까지 거짓이더라도 성실하게만 작성하면 사실 여부를 떠나 가입이 가능했다. 사용자와 대면하지 않는 이상 정보의 사실여부 판단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이츄’ 표순규 대표는 “업체에서 꼼꼼히 프로필을 확인해도 사용자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판단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불쾌한 일을 겪었을 경우에 불량회원 신고를 통해 해당 회원을 즉각 탈퇴시키는 엄격한 조취를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하루 밤의 쾌락’을 위해 어플에 가입한 사용자도 문제다. 일부 소셜데이팅 어플에서 제공하는 GPS 서비스는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2011년 7월 부산에서 소셜데이팅 어플로 ‘즉석 만남’을 가졌던 30대 여성이 상대 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돈까지 뺏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소셜데이팅 회사인 ‘오작스쿨’ 김진식 대표는 “불량회원 신고가 접수되면 회사에서 즉각적인 확인을 통해 서비스 정지, 블랙리스트 등록 및 재가입 영구 불가 등으로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데이팅 어플의 프로필 공유는 사생활 침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 고파스 ‘동물원’ 게시판에는 소셜데이팅 어플에서 소개받은 이성의 프로필 사진이 실린 글이 올라왔다. 박재은(문과대 사학12) 씨는 “내 사진과 정보가 내가 모르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갈 수도 있어 불안하다”며 “소셜데이팅 어플에 선뜻 가입하기가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소셜데이팅 서비스가 20대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다양한 만남을 이어주지만 그 뒤에 숨겨진 위험을 감지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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