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자료보존을 위한 첫 단계로 기록자료실 김고은
연구원이 2013 정기 고연전 자료를 촬영하고 있다.

  공공기관인 ‘대학’도 공공기록물 관련 법률에 따른 기록관리가 필요하다. 사립대인 본교는 국·공립대와 달리 법률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기록관리가 의무는 아니지만 정보 공개의 투명성과 대학 구성원들의 알 권리를 위해 기록을 남긴다. 대학의 공공정보 또한 높은 사회적 가치가 있어 대학의 기록관리 중요성이 대두된다. 이에 대학의 공공정보 공개는 기록관리의 관점에서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본교의 기록관리 현황에 대해선 본교 기록자료실 김상덕 과장을 만나 자문을 구했다.

본교의 기록관리 체계
  2000년대 초 ‘공공기관의 기록물관리에 관한 법’이 제정되자 본교도 2004년 ‘기록자료실’을 설립했다. 김상덕 과장은 “본교가 제대로 대학기록을 관리하기 시작한 지 10년도 채 안 됐다”며 “부족했던 70년대 이전 자료를 2005년부터 백주년기념삼성관(백기)의 특별전시가 있을 때마다 수집했다”고 말했다. 기록자료실 직원은 기록관리를 위해 고대신문을 수집하고 정년퇴임을 하는 교수에게 안내문을 보내 자료기증과 영상촬영을 부탁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기록관리실의 모든 기록이 공공정보는 아니다. 김상덕 과장은 “기록관리실은 본교 운영과정에서 생산되는 모든 자

기록자료실 박유민 학예사가 본교 교무지원부로부터 이관된 80년대 종합 강의시간표를 살펴보고 있다.

료와 기록물을 다룬다”며 “이 중 비공개 기록은 크게 개인정보, 사료적 성격이 큰 역사기록물 그리고 일기적 자료로 나뉜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로 이름과 학번은 물론 사진이 담긴 졸업앨범도 포함된다. 사료적 성격이 큰 역사기록물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내용을 담은 문서들이다. 유진오 전 총장 기록물 중 ‘한·일 회담 기록문’이 그 예다. 일기적 자료는 개인의 일기가 역사·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닐 때 지정된다. 예를 들어 이문형(정경대 행정학과) 명예교수의 일기는 70년대 시대상이 구체적으로 반영 돼 있어 일기적 자료로 지정됐다.

기록관리의 일원화 필요
  본교의 기록은 보존 현안에 따라 현용문서는 총무부로, 보존 기간이 끝난 문서는 기록자료실로 나뉘어 보관된다. 기록관리가 이원화돼 두 부서에서 다루는 기록을 일원화한다면 본교가 시행하지 못한 ‘기록 정보화’를 추진할 수 있다. 김상덕 과장은 “KA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는 행정문서관리도 전자화 돼 있고 ‘전자연구노트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며 “본교는 이원화된 기록관리 체제 때문에 기록물 관리 전반에 대한 규정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본교는 기록 보존의 여부를 평가할 규정조차 없어 아무리 하찮은 행정문서라도 전부 보존하고 있다. 또 총무처는 문서의 행정적 가치만을 평가, 보존 연안을 결정해 법적 가치, 증빙적 가치, 문화재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록자료실은 일방적으로 기록정보를 전달받을 수밖에 없다.

 

검토된 기록자료들은 항온항습 장치가 설치된 기록자료보존고에 보관된다.

명칭이나 인력관리에 신경 써야
  본교의 대학기록관리는 올바른 방향을 갖고 있을까. 이혜연(서울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의 논문 ‘국내 대학 기록관의 운영현황 및 발전방향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사무실·열람실·보존서고의 유무와 분리 △조직편제 △역사기록물과 행정기록물의 분리와 전자문서시스템화 △전시나 행사 등의 서비스 △기록관 내부 규정 등을 따져봐야 한다. 또, 이주연 한국기록관리학회 연구원의 논문 ‘국·공립 대학기록관리의 현황과 과제’에선 △대학 기록관의 명칭 △전담인력 부족 문제 △이관기록과 수집기록 △기록관의 공간과 예산 확보등을 알아봐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촬영한 자료사진을 기록관 사이트에 올리는 것으로 기록자료보존단계가 마무리된다.

  김상덕 과장의 자문에 의하면 본교 기록관리실의 경우 △사무실·열람실·보존서고의 유무와 분리 △전시나 행사 등의 서비스 △기록관의 공간과 예산 확보 분야에선 두각을 나타낸 반면, △조직편제 △대학 기록관의 명칭 △전담인력 부족 문제에선 저조한 성적을 드러냈다.
  본교 기록관리실은 타교와 달리 사무실, 열람실, 보존서고 뿐 아니라 전시실까지 갖추고 있다. 백기 1층에 위치한 ‘100년사 전시실’에서는 1994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전시와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김상덕 과장은 “새 건물이 지어졌을 때 기록관련 시설을 만든 덕분에 공간과 예산 확보에선 어려움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본교 기록관리실은 독립기구가 아닌 박물관 산하기구여서 기관 자체의 영향력은 약하다. ‘대학기록실’이 아닌 ‘기록관리실’이기에 발생하는 명칭문제도 있다. 박물관에 한정해 기록관리를 하는 곳처럼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김상덕 과장 본인을 제한 기록관리실 전문인력이 전부 2년 계약직이라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저하된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김상덕 과장은 “명칭문제나 인력관리문제는 기록관리실이 해결해야할 과제”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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