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개봉 이후 이틀 만에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상영이 중단된 독립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이제는 VOD 서비스와 IPTV 서비스에서 갑가지 사라졌다. 물론 인터넷을 통해 직접 보거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다른 경로는 아직은 있다. 하지만 대기업 계열의 미디어업체에서 갑자기 서비스가 제외돼 영화의 노출기회는 줄어들었다. 전례가 없던 일이 발생하면서 표현의 자유가 다시 30여 년 전으로 돌아가는 인상이다. 1980년대 대학가에서 노동운동과 전교조 운동과 관련한 영화를 보기위해서 학생이 대강당에 숨을 죽이며 모여들고, 전경이 극장으로 들이닥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보았다고 한다. 그야말로 전설 같은 이야기가 우리 시대에 재현되려는 상황이다.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서술되는 ‘천안함 프로젝트’는 특정한 주장과 의혹을 자극적으로 제기하지는 않는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으로 제기되는 3가지 주장과 해군의 설명과 태도에 나타난  여러 의문을 담담히 서술한다. 그리고 진실을 찾고 의문을 품는 행위에 정부와 군이 제대로 설명하기 보다는 윽박지르는 소통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난 이후에 도대체 어느 부문 때문에 국방부와 해군, 보수단체가 영화 상영을 막으려는 지 납득하기 어려워진다.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46명의 젊은 희생자를 낸 천안함 사건은 청춘의 비극이자 당대 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미쳤다. 사건이 발생하고 장병의 구조와 원인의 규명과정, 이를 둘러싼 이견 심지어 최근에는 천안함 성금의 사용처까지 논란은 지속중이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예술전용관 위주로 상영된 후 관객 수가 2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독립영화로선 의미가 있는 수치지만, 흥행영화의 관객치와 비교한다면 정말로 미미한 정도이다. 공동체 상영 형태로 진행돼 본 관객수를 합쳐도 얼마 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을 염려해서 이렇게 과민한 반응이 계속될까? ‘의심이라는 것은 소통의 출발점이다’라고 영화는 끝을 맺는다. 그래서 이렇게 끊임없이 의심을 심어주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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