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식품안전관(안전관) 5층 연구실 및 실험실 이전과 관련해 우건조(생명대 식품공학부) 교수와 학교 당국의 마찰이 9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다. 본교 관리처는 올해 초부터 KU-KIST 융합대학원 공간 확보를 이유로 우건조 교수에게 연구실과 실험실 이전을 요청했다. 학교측은 대체공간을 준비했지만 우 교수가 이를 거부하자 8275층전체에 단전단수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식품안전학을 전공하는 석사과정 대학원생의 연구 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

 공방의 경과

 18일 시설부는 김익환 생명대 학장에게 안전관 5(5개 실)KU-KIST 융합대학원의 연구공간으로 배정하려 하니 생명과학관으로 이전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2013학년도 1학기에 개원한 KU-KIST 융합대학원이 교육부의 설립인가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추가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후 116일과 23일에 공간관리위원회가 두 차례 열렸지만 우 교수의 연구실 이전을 위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공식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우 교수는 자신의 연구실 이전의 대안으로 3층으로 이전 또는 융합대학원의 지하 1층 사용을 제안했다. 하지만, 3층의 공간에는 입주기업이 들어오고, 임대기간 중인 업체를 중도에 내보낼 수 없다는 관련부서의 대응으로 무산됐다.

 교수와 학교 측의 주장

 우건조 교수는 CJ식품안전관의 설립 취지 연구의 연계성 단절 교수의 외부 연구비 지정장소 등의 이유로 연구소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 우 교수는 말 그대로 식품안전관인데 융합대학원이 자리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우 교수는 외부연구비가 안전관의 관리주체인 식품생의학안전연구소로 지정돼 있어 행정상으로도 남아있을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시설부 신용선 과장은 학교에서의 공간의 의미는 고정적일 수 없다학교의 합리적인 공간 활용에 구성원은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생명대 동관에 우건조 교수가 현재 사용하는 규모와 동일한 대체 공간을 마련해놓고 이전을 요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전·단수조치와 대학원생의 피해

 819일에는 융합대학원 공사를 위한 단전, 단수 실시에 대한 공지가 건물 내부에 부착되고, 26일에는 생명대 학사지원부에서 대학원생에게 ‘27일부터 실시되는 단전·단수로 인한 고가장비나 실험장비 등의 고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주라는 공지가 나왔다. 공지일 이후 복도 전등을 제외한 모든 전기가 나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시설부 신용선 과장은 학교행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충분한 공지가 이뤄졌고 학교의 계획이 있는데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단전단수의 의도를 밝혔다. 이 일에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것은 대학원생이었다. 우건조 교수의 지도하에 석사과정에 있는 A(일반대학원·생명공학과) 씨는 학교의 조치로 논문을 한창 써야하는 중요한 시기에 전기, 물은 물론 인터넷도 지금 끊어져 실험 이후 데이터 정리를 바로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단전, 단수된 5층 실험실을 쓰지 못함에 따라 4층에 위치한 공용실험실을 이용하게 돼 실험샘플 보관이나 실험재료의 보관이 여의치 않게 됐다. 이에 석사논문작성이 급한 3학기 학생들만 실험을 겨우 진행하는 실정이다. 석사과정에 있는 B(일반대학원생명공학과) 씨는 그 동안 보관해 놓은 선배의 샘플들을 폐기처분해도 공간이 모자라 3학기에 있는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는 제대로 본인의 실험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시설부 측은 공문작성 일시가 73일이었다는 것을 근거로 이를 발송(819)하기까지 학생들의 연구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보안시스템 교체로 출입도 불편

 안전관은 9월 중순 보안시스템의 전반을 교체하는 과정을 거치며 우건조 교수의 지도를 받는 5명의 학생은 출입마저 자유롭지 않게 됐다. 총무부는 세콤2’가 설치된 안전관의 보안시설을 세콤3’로 업그레이드했다. 학생들은 카드재등록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임시출입카드 2장을 받아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관해 안전관 출입 허가업무를 담당하는 식품생의학안전연구소 직원 장성오 씨는 현재 5층의 해당 우건조 교수 연구실과 실험실은 행정 상 생명대 동관으로 이전했어야 해 학생의 건물출입 승인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학생들이 연구는 지속해야한다고 판단해 임시출입카드를 발급해 준 것이라고 밝혔다. 9월부터는 단전, 단수에 이어 실험실 출입까지 통제되며 학생들의 불편은 최고조에 달했다. 우건조 교수의 연구실 이전을 둘러싼 갈등은 쉽사리 해법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건조 교수는 연구실 이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상황이고, 학교 측은 현재 진행되는 단전·단수조치 외에는 다른 조치 없이 앞으로 설득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학교와 교수의 대결구도에 끼인 대학생들만이 연구와 학습에 피해를 보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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