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은 1947년 11월 3일, 광주학생운동기념일에 창간했습니다. 고대신문의 창간은 한국 대학신문의 첫 출발이었습니다. 1905년 고려대학교의 전신 보성전문학교가 한국 대학교육의 첫 장을 연 것처럼, 1947년 고대신문은 한국 대학신문의 새 역사를 열었습니다. 대학생다운 열정과 기자로서의 객관정신을 간직한 고대신문 학생기자들은 지난 66년 동안 고려대학교 안팎의 역사를 고스란히 기록해 왔습니다.

  제가 재학시절 접했던 고대신문은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이 절묘하게 결합된 뛰어난 매체였습니다. 특히 매호 모교 교수님들이 기고하는 권두논문은 다양한 분야의 학술이론을 현실에 적용하여 분석한 글들로 언제나 고대생들에게 신선한 지적 자극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빠짐없이 보도되었고, 학생들의 다채로운 문화 활동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마도 고대신문의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간행된 고려대학교 70년사, 90년사, 100년사 등의 학교 역사 집필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창간 66주년을 맞이한 고대신문이 대학신문으로서의 위상을 잘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대상에 맞는 변화를 앞장서 이루어내길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만드는 신문으로서 고대생들의 꿈과 희망, 열정을 담아내면서 때론 그들의 상처도 위로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매체가 되길 바랍니다. 다른 누구보다 고대생들이 사랑하고 고대생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매체가 되길 기대합니다. 고려대학교는 지난 100여 년의 역사 동안 한국 사회를 이끌어온 핵심 인재들을 배출해 왔습니다. 고대신문에 실리는 기사 한 편, 논설 한 편이 고대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때, 고려대학교의 발전과 한국사회의 발전이 함께 이루어질 것입니다.

  지난 66년 동안 역사의 수레바퀴가 몇 번의 큰 궤적을 그리며 굴러갔습니다. 창간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되, 변화와 혁신에 소극적이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변화와 쇄신은 모든 생명 현상의 본질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직 독자들과 함께 가겠다는 마음입니다. 고대신문 독자들과 만나 그들의 뜻과 요구를 귀담아 듣되,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객관정신과 중용의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서로 다른 의견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상호 변화와 조화의 길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고, 시기에 알맞게 결단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창간 66주년, 고대신문이 고려대학교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주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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