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딱딱하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어요” 취업을 위한 역사 공부 모임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가운데 흥미를 가지고 역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임도 있다. 아주대 사학과에서 출발해 역사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는 ‘아주역사누리’와 대안대학 청춘의 지성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학술동아리 ‘역동’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주역사누리’ 김송이 대표와 ‘역동’의 정성문 회장을 만나 역사 모임의 취지와 방향을 물었다.

아주역사누리

김송이 대표

- 아주역사누리에 대해 소개해 달라“아주역사누리는 아주대 사학과에서 인큐베이팅한 기업으로 아주대와 산업협력을 맺어 대학생 서포터즈를 운영하는 모임이에요. 현재 22명으로 구성돼 이제 3기를 모집하고 있어요. 아주역사누리는 초‧중등 학생들과 현장학습을 통해 역사를 알리고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 역사를 가르치는 활동을 하죠. 구성원은 콘텐츠 개발팀과 멘토링 개발팀으로 나뉘어 일을 하고 있어요. 콘텐츠 개발팀은 현장학습에서 쓰는 교재를 만들고 멘토링 개발팀은 아이들과 함께 게임도 하고 상담도 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요.”

- 교재를 직접 만드는 이유는
“역사를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해선 적합한 교재가 필요하고 또 교재를 만들면서 얻는 게 많아 직접 제작해요. 먼저 임의로 6~12개의 시대를 정하고 시대에 맞는 서울, 수원 지역의 역사적 장소를 고르는데 지정한 장소와 연관해 어떻게 그 시대를 설명할지, 어떤 내용을 녹일지 등을 토론하고 공부한 뒤 교재를 만들어요. 직접 교재를 만들며 공부도 하고 어떻게 하면 역사에 흥미를 느끼게 할지 회의도 하면서 우리도 역사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돼요.”

- 교재를 만들면서 가장 힘든 점은 
“시대랑 장소를 엮는 게 가장 어려워요. 봉녕사(奉寧寺) 편을 만들 때 그랬죠. 고려시대를 가르치고 싶은데 수원지역에는 역사적인 장소가 많지 않아서 고려시대를 알려줄 수 있는 장소가 마땅치 않았어요. 조사를 하던 중 고려시대 절인 봉녕사를 찾았는데 이곳은 1970년대에 재건됐고 그 곳의 향나무만 고려시대부터 사용했던 것이었죠. 나무 하나를 가지고 어떻게 고려시대를 설명할까 하는 열띤 회의 끝에 결국 당시 불교문화를 이야기에 녹여 교재를 완성했어요.”

- 시중의 역사 교과서를 교재로 이용하지 않나
“역사 교과서를 100% 신뢰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아주역사누리에서는 그런 교과서의 내용에 대해 재해석하고 공부하려고 준비하고 있죠.”

- 역사는 왜 공부해야 하나
“역사는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공부할 가치가 있어요. 역사를 배우면 창의력, 비판력, 사고력을 키울 수 있어요. 인물과 시대 등을 보는 안목을 기르기 때문이죠.”

-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역사를 알리고 싶나
“무거운 느낌이 강한 역사를 우리의 삶에 녹아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외국에선 역사가 재미있고 공부하고 싶은 과목인데 우리나라는 역사 교육이 주입식 교육으로 이뤄지고 외워야 한다는 부담이 커서 학생들이 더 꺼려하는 것 같아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퀴즈 맞히기, 미션 수행하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에 흥미를 더해주듯이 즐길 수 있는 역사를 만들려 노력할 거예요.”

역사동아리 ‘역동’

정성문 회장

- 역동에 대해 소개해 달라“역동은 역사 세미나를 진행해 역사에 관심 있는 20대가 모여 역사에 대해 토론하고 공유하는 연합동아리로 이제 1주년을 맞이했어요. 세미나에선 역사 관련 서적을 읽고 발제하고 주제를 정해 토론도 하고 그 주에 있었던 역사 관련 뉴스를 스크랩해 와서 브리핑도 해요. 아무래도 근현대사는 현재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뉴스에도 많이 나오거든요. 그 외에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또는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나오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함께 보면서 의견을 나눠요.”

- 현장답사도 간다고 들었다
“실내에만 모여 의견을 나누면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어요. 공부한 후 역사적 현장을 방문하면 머릿속에 더욱 오래 남고 제대로 익히게 되죠. 5월에는 광주를 다녀왔고 그 뒤로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 집회 등에 참여했어요.”

- 20대에게 역사를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대학로같이 20대가 많이 찾는 곳을 찾아가 스티커 설문도 하고 퀴즈 맞히기를 진행해 핫 팩 등을 선물로 주는 행사를 하면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동안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시효 연장’, ‘인혁당 사건 알리기’ 등에 대한 캠페인을 진행했고 지금은 교학사 교과서와 뉴라이트를 비판하는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죠. 현장에서 아저씨나 아주머니들은 좋은 일 한다고 격려해주시는데 오히려 20대는 무관심해 안타까웠어요.”

- 역사동아리를 참가한 이유는
“학생들 중에 역사를 좋아하지만 고등학교 때는 입시 부담 때문에, 대학에 와서는 접할 기회가 없어서 공부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 친구들이 모여 공유하는 모임이 필요했던 거죠. 남들이 운동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것처럼 저희는 역사를 취미로 생각해요.”

- 여전히 많은 대학생은 역사에 무관심하다
“대학생들이 역사를 접할 기회가 점점 줄고 역사는 딱딱하다는 인식이 크게 자리 잡아서 더욱 무관심해지는 것 같아요. 이런 인식을 바꿔주고 역사를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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