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영
(사범대 교육11)

  괄호라는 단어가 좋다. 시와 닮았다. 시는 엿들어지는 독백이라 했다. 나는 읽혀지는 괄호가 되고 싶다. 여기까지 쓰고 내 글을 반박하고 싶어진다. 내가 진짜 그러고 싶어서 시를 쓰나.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나는 종종 나빠지고 싶다. 온갖 이론, 일반화, 결정론에 무시를 날리고 싶을 때가 있다. 얼굴을 살짝 삐딱하게 튼 뒤 웅얼거리면 시가 나온다. 좌우지간 글은 언제나 잘 써지지 않고 문학은 희망을 주지 않는다. 가는 길은 외롭고 권태스럽다. 하지만 시를 쓰기 시작한 후에는 절대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순 없다. 나는 다시 연필을 잡고 나빠지는 연습을 한다. 

  아직 갈 길이 먼 시를 뽑아주신 고형진 선생님 감사합니다. 많이 부끄럽습니다. 정진하겠습니다. 저를 거둬주신 오태환 선생님, 한 번도 말씀드리진 못했지만 감사한 마음 잊은 적 없습니다. 오래도록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