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6주년을 맞아 현재의 고대신문에 대해 고려대 출입 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향신문 박은하 기자

-이번 기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고대신문의 현 위치를 출입 기자에게 묻는다는 기획자체가 대학언론이 위기에 처했다는 현실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독자나 학내언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가장 선행돼야 하는데 사람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기획인 것 같다. 항상 학생의 입장에서 기획을 추진하고 취재를 진행해야할 대학신문에서 이번 기획은 고대신문이 학내 민주주의나 학내 소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만드는 기획인 것 같다.”

-고대신문에 부족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비판적인 의식 자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문제의식이 없으니 비판적인 기사가 나올 수 없는 것이다. 학교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까지도 문제의식을 가질 사건들이 많은 데도 그런 것을 짚어내지 못한다. 또한 지면에 실리는 기사들을 보면 비판적인 시각이 드러난 기사가 극히 드물다. 학생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신문이 돼야 하지만 학교의 재정적 지원이나 발행인이 총장인 등 현실적인 한계 때문인 것 같다. 욕을 먹을 각오를 하면서도 비판적인 기사를 쓰고 기사에 대한 비판이 들어오고 이런 것이 활발히 이뤄지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그러한 활발한 분위기는 어떻게 형성되나 
“S 대학교에서 학생자치언론이 보도한 비판적인 기사를 교지가 그대로 반박기사를 낸 사건이 있었다. 단순히 보면 그냥 교내 언론끼리의 다툼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것들이야 말로 대학 언론이 잘 나가고 있다는 증거다. 어떤 관점의 차이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고대신문이 있고, 고대문화가 있고 석순이 있는 것처럼 다양한 관점에서 깊이 있는 기사를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대신문은 뭔가 라이벌이라고 할 만한 교내언론사가 존재하지 않고 경쟁이 없으니 굉장히 안일해진 것 같은 느낌이다”

-고대신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의 고대신문은 그 존재감을 전혀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터무니없는 기획으로 출입 기자에게 이런 인터뷰를 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깊은 성찰과 탐구가 필요하다. ‘대학언론이 위기다’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고 문제의식을 가진 것 같기에 앞으로 발전의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매일경제 최희석 기자

-고대신문을 점수로 매긴다면? 그 이유는
“90점, 고대신문은 교내 사안에 대한 정보가 굉장히 풍부한 것 같다. 양적으로도 풍부하고 질적인 측면에서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언론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해 냄으로써 교내 여느 다른 매체 중에서도 가장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학내에서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이 굉장히 아쉽다. 이는 활자매체에 대한 관심저하와 더불어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기사를 비롯한 여러 정보성 기사들이 실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기사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변화해야 할 것이 있다면
“기획기사를 좀 더 교내 사안에 관련된 것에 더 많은 비중을 둬야 한다. 교내 사안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와 또한 학생들의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사안을 논의, 선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최근 도입 된 ‘안심귀가’ 서비스가 학교 지역 사회, 즉 ‘어두운 밤길에 귀가하길 두려워하는 여학생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라는 기사를 쓴다면 학생들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자연스레 관심도도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학생들이 ‘읽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흔히들 신문을 학생들이 읽을 수 있도록 재미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재미있게 만든다? 신문은 재밌어야 할 이유가 없다. 재미있는 것만 추구하는 독자는 애초에 신문이 원하는 독자가 아니다. 그들이 신문을 읽고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는 것이다. 콘텐츠의 다양함과 더불어 지적인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보는 학생들이 몇 되지 않는다해도 그들과 소통하며 깊이있는 기사를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ㄷ’일보 A기자

-최근에 본 고대신문에 대한 평가는
“우선 글자의 압박이 너무 컸다. 구성적인 요소의 조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았다. 가장 최근에 본 신문의 1면에는 사진이 없고 온통 글자만 있어 흡사 하나의 벽보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이 읽기가 싫어지게 되는 것이다. 신문은 내용뿐만 아니라 구성적인 요소가 뒷받침 돼야 비로소 ‘읽고 싶은 신문’이 완성되는 것이다. 코너들도 조금 더 다양하게 구성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학생들의 입장을 좀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기사나 재미를 이끌 수 있는 기획들이 필요할 것 같다. 

-대학신문이 일간지에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선 대학신문사는 주간지의 개념이기 때문에 어떠한 사안에 대한 속보성은 떨어질 수 있지만 심층적으로 깊이 있는 기사를 쓸 수 있다. 이러한 것도 어떻게 보면 비교우위를 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비교우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만 된다.”

-기자들에 대한 당부의 말
“학생 기자들이 보통 편집실에서 인터넷을 통해 취재거리를 얻으려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기자는 자리에 가만 앉아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계속 보고 느껴야 한다. 화장실 상태는 어떤지, 강의실 에어콘, 히터 상태는 어떤지, 스스로가 계속해서 찾아다니며 일일이 점검하는 열정정도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할 수 있고 학생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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