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시절부터 현재까지 독자로서, 취재원으로서 오랜 시간 고대신문을 지켜본  장영수(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조대엽(문과대 사회학과) 교수를 만나 고대신문의 지향점, 개선점 등에 대한 가감 없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 보도, 기획, 여론·연재면 등 다방면으로 고대신문에 등장했다
장영수│“본교 출신 교수로서 외부의 일을 제쳐두고라도 학교 관련 일은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대엽│“현실적인 이슈 중 정치, 사회적 쟁점이 역사적으로 남겨지는 경우가 있다. 언론은 이를 심층 취재해야 하고 학문적으로 이를 연구하는 교수라면 언론의 요구에 답해주는 게 맞다. 특히 고대신문은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에 그런 부분에 대해 더욱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 지금의 고대신문이 학부생 시절의 고대신문과 다른 점은
장영수│“과거 고대신문은 일반신문과는 다른 대학신문으로서의 품격이 있었다. 예컨대 일간지가 한 사건을 피상적으로 보도하면 고대신문은 조금 늦더라도 해당 분야의 전공 교수님과 사건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사건의 여러 단면을 보여줬다. 어떤 사건을 가지고 신문 한 면을 할애해 논문 쓰다시피 글을 쓰시던 교수님도 있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고대신문을 버리질 못했다. 계속 몇 년씩 쌓아두며 ‘이 글 인상 깊게 봐왔던 글인데, 언제 다시 볼지 모르니깐’하며 가지고 있었는데 요즘은 ‘한 번 보고 버리는 신문’이 됐다.”
조대엽│“고대신문의 가장 큰 장점인 비판적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 우리나라 사학(私學)풍의 기원인 고려대는 매우 자유롭고 비판적인 성격이 강해 ‘고대’신문이라면 어떤 대학신문보다 비판적인 기능이 강해야 한다. 과거에는 그런 기능을 수행했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방향을 제시했다. 그런데 지금의 고대신문은 방향이 불분명하다. 신문 전체의 지면구성들이 ‘뭘 하자는 건가 생각이 들 정도’다.”

- 고대사회에서 고대신문의 중요한 역할은
장영수│“한 대학 내에서도 학년별로 학생들의 지적 수준은 다르다. 차근히 단계를 밟아 학문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대학신문이라면 사실보도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는 지적자극을 주며 세상을 보더라도 보다 날카롭고 심층적으로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한다.
조대엽│“교내외에서 현 시대의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을 포착해서 취재하고 발굴해 기사화해야 한다. 현재 신자유주의적인 조류 속에서 과도한 경쟁과 상품화로 대학마저 인류가 지향해야할 새로운 가치 등을 생산해내는 본연의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 또한 일상 속에선 원자화, 공동체 해체를 겪으며 대학 공동체도 해체되는데 공동체성, 공공적 삶을 어떻게 복원해내느냐 등이 중요한 사안이다. 그런데 대학의 아카데미즘적 본질이나 학문, 교육의 공공적 가치가 훼손 등에 대한 보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본부의 정책이나 학생들이 일상 속 느끼는 갈증이 첨예화 된 모습을 잘 포착해야 한다.”

- 교수사회 내 고대신문의 이미지는 어떤가
장영수│“공통적으로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진 못한다고 인식한다. 여전히 종이신문이 기반인 것에 대해 ‘신문이 살아남으려면 인터넷을 뛰어넘어 SNS까지 발전해야하지 않느냐’는 시각을 가진 교수들이 상당히 많다. 두 번째로 고대신문이 예전에 가졌던 용기와 과감성이 떨어졌다고 본다. 예전에는 바깥 정치권에 대해서 ‘저런 말을 해도 될까’할 정도로 과격한 이야기도 했고, 거꾸로는 운동권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조대엽│“하도 답답해 대안 매체를 만들려는 논의도 했었다. 그 정도로 고대신문은 인기가 없고, 읽을 게 없다. 고대신문이 시대적 과제를 다루고, 학교당국 정책에 대해 다른 견해를 끌어내고, 구성원의 삶에서 가려지고 억눌린 부분들을 짚는데 소홀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것들을 고대신문에서 끌어안는다고 하면 그런 대안은 필요 없을 것이다.”

- 기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장영수│“첫째 기자들도 학생이다. 결국 배우는 과정인데 학생 기자들이 모든 것에 대해 답을 준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접근할 땐 결론을 내려놓지 말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둬야한다. 두 번째로 학생기자는 취재에 있어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사안에 따라 교수님, 선배의 이야기를 듣고 다듬어서 정리할 수 있는데 이는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조대엽│“가끔 교수사회에서 평이 안 좋은 교수가 마치 고려대의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듯한 기사가 많아 신문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그래서 늘 기자들이 깨어있어야 한다. 학생기자는 고려대 교수 중 어떤 분이 사회 내에서 오피니언 리더를 하고 또 중요한 학문적 방향을 제시하는지 등의 정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없다. 그리고 학생들의 움직임을 핵심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항상 현장을 다녀야 한다. 학생신분이기 때문에 전문기자처럼 할 수 없어도 기자 선후배 간 교육이 제대로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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