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개설된 본교 인터넷 커뮤니티 고파스는 많은 학생들의 여론과 정보가 오가며 학내 대표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했다. 개설 당시에 비해 현재 이용자 수도 증가했고 그 모습도 많이 변해왔다. 이에 본지는 고파스에 대한 이용도 조사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0월 28일부터 3일간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234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응답자의 학년을 고려해 표본을 설정했다. 질문지는 크게 △고파스 이용 현황 △고파스 이용 이유 △익명게시판에 대한 의견 등으로 구성됐다.

단기 이용자가 주를 이뤄

  고파스 이용 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 184명(78.6%)이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고파스 접속 빈도를 묻는 질문에는 ‘일주일에 1~2회’가 80.5%, 1회 방문 시 평균 이용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30분미만’이 85.3%를 차지하는 등 고파스 이용자 대부분이 단기 이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고파스 운영자가 제공한 보고서 자료(보고서)에 따르면 고파스의 평균 방문 시간은 13분 24초였다. 김민정(문과대 사회11) 씨는 “강의 정보나 필요한 정보가 있을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고파스에 접속할 수 있어서 PC보다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고파스에 접속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확산에 따른 모바일 고파스 이용자 증가가 단기 이용자 증가에 원인을 미친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파스 이용자의 60%가 Android(47%) 또는 iOS(12%)를 통해 고파스에 접속했고 38%의 이용자가 Windows를 통해 접속했다. 모바일 접속자의 수가 PC 접속자 수를 넘긴 것이다. 모바일 접속자는 대부분 이동 중이나 강의 쉬는 시간과 같은 짧은 시간동안 접속한 것으로 보인다. 고파스 운영자 박종찬(생명대 식자경00) 씨는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2010년부터 고파스 모바일 접속자 비율이 급격히 늘었다”며 “이용자가 적어 가족적인 분위기를 풍기던 고파스 개설초기와 달리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로 접속해  지금의 고파스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시청 앞 광장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정보를 얻기 위해 고파스 활용

  주로 이용하는 게시판 순위는 △호랭이광장(19%) △핫이슈(10%) △강의정보(10%) △벼룩시장(8%) △동물원(6%) 순으로 나타났다.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난 호랭이광장은 장학금이나 학사 일정에 관한 질문부터 음식점이나 특정 제품에 대해 묻는 질문까지, 질문의 성격이 다양하고 자유로운 특징을 가진 게시판이다. 김지수(문과대 국제어문13) 씨는 “동아리·학회 모집, 학교 행사, 강의 평가 등 고려대 관련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고파스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에 반해 ‘익명게시판:동물원’은 하루 당 가장 많은 게시글이 올라오는 게시판이지만 6.2%라는 다소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동물원 게시판은 현재 소수 이용자가 다수의 게시물을 작성하거나 고파스를 주도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익명게시판을 이용하는 고파스 이용자 손정호(공과대 기계공학10) 씨는 “신규 이용자들의 익명게시판 글 게재가 때때로 보이긴 하지만 게시글이나 댓글의 주를 이루는 것은 몇몇 소수 이용자”라고 말했다.

  해당 게시판을 이용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학업이나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가 7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반면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는 13%를 차지했다. 특히 고파스만의 특징을 묻는 질문에 70%의 응답자가 ‘고대생에게 적합한 정보를 제공한다’를 꼽았다. 같은 고대생으로서 답해줄 수 있는 학사관련 내용이나 학교 근처 지리 정보 등을 다양하게 교환함을 알 수 있다.

  해당 게시판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주 신뢰한다’와 ‘어느 정도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78%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박종찬 씨는 “작성자가 모두 고려대 학우 및 동문들이기 때문에 타 커뮤니티에 비해 게시물의 신뢰도가 높은 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명게시판 의견 분분해

  고파스 내 익명게시판인 동물원과 식물원은 하루 당 가장 많은 게시물과 댓글이 달린다. 이러한 익명게시판 활성화를 바라보는 학생들 사이의 입장은 엇갈렸다.

  익명게시판의 활성화가 ‘진솔한 소통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해 긍정적이다’고 답한 사람이 89명(52%)인 반면 ‘익명성을 악용하는 이용자들이 많아 부정적이다’고 답한 사람이 81명(47%)으로 거의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익명게시판 활성화에 동의한 나용호(생명대 환경생태공학13) 씨는 “익명게시판의 익명성으로 인한 문제는 수용자의 태도로 해결할 수 있다”며 “익명게시판의 자유로운 소통은 긍정하되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고려대 학우들의 비판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게시판 활성화를 부정적으로 인식한 이용자들은 ‘상대방을 향한 비방과 욕(50%)’과 ‘노골적인 성적표현(37%)’을 익명게시판의 가장 큰 문제로 짚었다. 대학커뮤니티 익명게시판의 한계를 다룬 동아일보 기사(‘낯 뜨겁고 지저분해진 캠퍼스 익명게시판’, 7월 4일자)는 사례 중 하나로 고파스의 익명게시판인 동물원을 들었다. 관련 기사에서 고파스의 동물원 게시판은 △노골적인 음담패설 △신상 털기 △인신공격 △성희롱 등이 빈번한 게시판으로 묘사됐다. 익명게시판의 익명성을 악용하는 이용자들에 대한 관리는 운영자에게도 고충으로 다가오고 있다. 박종찬 씨는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고파스의 분위기를 어지럽히는 불량 회원의 관리가 힘들다”며 “게시판을 이용하는 이들이 같은 고려대 학우라는 점을 항상 잊지 말고 서로를 존중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고파스 운영자들은 익명게시판의 특성상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글들이 종종 올라와 이를 운영자 차원에서 엄격하게 관리중이다. △글 제목과 내용의 노골적인 성적표현 △비밀글 악용 △성폭력·성희롱 및 명예훼손성 게시물·학과, 본교 관련 분란을 일으키는 글이 적발되거나 신고 된 경우, 작성자는 강등 처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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