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 워셜(Arieh Warshel) 교수

  “과학자는 본인이 연구하는 분야와 다른 분야가 어떻게 연관되는지 알아야 합니다. 스스로 지평을 넓히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죠” 2013년 노벨 화학상의 주인공인 아리 워셜(Arieh Warshel,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가 그의 강연 ‘복잡한 생물학적 시스템 및 프로세스의 멀티스케일 모델링’에서 한 학생의 질문에 학제간의 융합을 강조했다.

  워셜 교수는 화학실험에만 의존하던 효소학 분야를 컴퓨터 모델링과 분자 모의실험 등을 통해 연구할 수 있도록 ‘계산 효소학(Computational Enzymology)’ 분야를 최초로 개척했다. 그가 개발한 프로그램 ‘참(CHARM)’은 계산 효소학의 일부로 생체분자의 구조와 기능의 상관관계 연구를 돕는 기술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효소와 같은 단백질(생물체 몸의 구성성분이자 세포 내 각종 화학반응의 촉매 물질)의 분자구조 활동을 연구하는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신약 회사와 연구실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그는 학생들에게 이 프로그램이 어떤 방식으로 설계됐고 작동하는지 소개했다. 워셜 교수는 프로그램을 통해 단백질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고자 한다면 우선 단백질 구조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며 단백질의 전체 구조를 시계에 비유했다. 또한 단백질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선 생화학, 결정학, 단일분자의 관점에서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계(단백질)는 본체, 분, 침(단백질 구성요소) 등으로 구성돼있는데 생화학은 시계 본체와 같이 단백질 전체를 연구하는 학문이며 결정학은 분, 침처럼 단백질 구성요소를 연구하는 학문이고 단일 분자(single molecule)는 시계의 동력 같은 것”이라며 “분, 침, 시계 본체, 동력이 모두 모여야 시계가 작동하는 것처럼 생화학, 결정학, 단일분자 모두를 알아야 단백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방법으로 알아낸 단백질 활동은 신약 개발과 효소연구의 재료가 된다.

  워셜 교수의 프로그램은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 QM)과 분자역학(Molecular Mechanics, MM)을 모두 고려한 계산법을 기반으로 분자구조를 예측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분자의 연결고리를 끊어서 세포분화 관찰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이 과정에 양자역학과 분자역학을 사용한다. 그는 “양자역학은 규모가 큰 단백질에 적용하기 힘든 이론인 반면 분자역학은 큰 단백질도 풀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이론을 실제 사례에 대입해 우리 신체가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 어떻게 ATP(Adenosine TriphosPhate, 모든 생물의 세포 내에 존재하며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데노신삼인산)를 생성하는지 보여줬다. 워셜 교수가 보여준 ‘참’ 프로그램을 이용한 동영상에서 분자가 한 방향으로만 이동하는 것에 학생들이 의아해 하자 그는 “분자가 높은 에너지로 빨리 이동하기 위해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며 “각도 조절을 통한 실험으로 알아냈다”고 말했다.

  워셸 교수는 놀랍게도 이스라엘 국방부 대령 출신이다. 워셜 교수는 “어렸을 땐 과학에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며 “커서 흥미를 가지게 된 과학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전의 늦고 빠름보다 열정과 끈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분자 과학 분야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새로운 시도를 했기에 좌절할 때도 많았다”며 “실험을 중단하거나 계속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꾸준히 내 주장을 밀고 나갔다”고 말해 과학을 향한 열정을 내비쳤다.


아리 워셜(Arieh Warshel) 교수 프로필
-미국. 이스라엘 국적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USC) 소속
-2013 노벨 화학상 수상자
-2011 Royal Society of Chemistry(RSC) 연성소재 생물물리학상
-2006 ISQBP 컴퓨터 생명공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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