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로버츠(Richard Roberts) 박사

  “어렸을 때는 사건의 퍼즐을 맞추는 탐정가가 되고 싶었다. 지금도 어찌 보면 과학 분야의 퍼즐을 맞추는 탐정가가 아닌가 싶다” 심포지엄의 막을 연 리차드 로버츠(Richard Roberts) 박사의 강연은 ‘21세기를 위한 생물정보학’을 주제로 진행됐다. 로버츠 박사는 감기바이러스를 이용하여 인간을 포함한 고등생물의 DNA 속 유전자 구조가 분단유전자임을 발견해 199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강연에서 DNA 염기서열 분석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현재 그가 연구하고 있는 생명정보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로버츠 박사는 과학자들이 DNA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이유에 대해 “생명 유기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현재 DNA 염기서열 분석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해가 갈수록 분석 비용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분석정보를 이해·저장하는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로버츠 박사는 “생명정보학을 이용해 완전한 DNA 염기서열을 파악해 각 DNA 유전자들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내야 한다”며 생명정보학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생명정보학이란 RNA(DNA로부터 만들어지는 핵산의 일종으로 유전정보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할 때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고분자 화합물), 단백질, 세포의 대사 작용 같은 각각의 유기체 단위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내는 학문이다. 로버츠 박사는 “생명정보학은 컴퓨터를 이용해 각 유전자들이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알게 해 준다”며 “파악된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진 모든 몸의 구성성분도 생명정보학을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DNA 배열 구조와 기능을 밝히기 위한 연구는 1995년부터 시작됐다. 전체 1600개의 유전자 중 그 기능을 아는 것은 1200개 정도다. 알려진 1200개의 유전자도 기능만 추정될 뿐이다. 로버츠 박사는 “연구가 20년 동안 진행됐지만 전체 유전자의 4분의 1이 아직 기능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고 이에 투자도 안하고 있다”며 “현재 밝혀진 유전자로 나머지를 추정하는 상황인데 세대가 지나면 신체의 진화 때문에 새로운 유전자가 나타나 다시 연구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츠 박사가 몸담고 있는 New England 생물학연구실은 ‘COMBREX(COMputational BRidges to EXperiments)’라는 실험기구를 개방해 누구든지 자신이 예측한 유전자의 기능을 직접 실험해 볼 수 있다. 투자가 부족한 생명정보학계를 살리려는 시도다. 로버츠 박사는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들이 연구했던 분야 외에도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분야가 많다”며 “미개척 분야를 위해선 젊은이의 창의적 사고가 필요한데 여러분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강연을 끝맺었다.


<리차드 로버츠 박사 프로필>
국적: 미국
소속: New England Biolabs
이력
1993 노벨 생리 의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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