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용 교수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힉스 입자’의 존재를 처음 예언한 피터 힉스(Peter Higgs, 에든버러대) 명예교수와 프랑수아 앙글레르(Francois Englert, 브뤼셀대) 명예교수에게 돌아갔지만 노벨상의 영예 뒤에는 힉스 입자를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한 CERN(Conseil Européen pour la Recherche Nucléaire,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 과학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특히 CERN 산하 CMS팀은 자체 제작한 검출기로 힉스 입자 검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국 CMS팀 대표 최수용(이과대 물리학과)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힉스 입자 연구에서 CMS팀의 역할은 뭔가
“CMS팀은 주로 뮤온(Muon) 검출기를 제작해 LHC(강입자가속기)에 장착하고 검출기를 유지·보수·개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LHC를 이용해 만들어낸 힉스 입자가 붕괴하면 여러 입자를 남기는데 현재로써는 뮤온이 가장 검출하기 쉽다.”

- CERN의 연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2007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지원이 많았던 LHC 연구에 참여하면 힉스 입자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2007년부터 시작했으니 늦게 참여한 편이다(LHC 실험은 1997년부터 시작). 그 전까지는 미국 페르미 연구소에서 테바트론 가속기를 이용해 새로운 입자들을 찾고자 했지만 실패했다.”

- CMS팀은 규모는
“LHC실험에는 6000여 명 가량 참여하는데 CMS팀은 그 중 약 3000여 명 정도다. 총 41개국 191개 연구기관에서 참여하는데 우리나라는 약 80명을 파견했다.”

- 다른 팀과의 경쟁은 없었나
“일본이 주로 참여하는 ATLAS팀도 비슷한 검출기를 만들고 있어 경쟁상대로 비교하기도 하는데 사실 LHC실험은 초국가적 연구라 단순히 ‘한국 대 일본’으로 구도를 나눌 순 없다. 오히려 CMS 내부의 협력과 경쟁이 더 치열하다.”

- 한국에서 많은 기여를 했다고 들었다.
“굳이 ‘한국팀’의 범주로 따지자면 대략 10~15% 정도의 상당한 기여를 한 건 맞다. CMS팀이 만드는 검출기를 한국에서 상당수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힉스입자는 거기서 발견됐다.”

- 한국에서는 본교의 역할이 컸다
“CMS검출기를 국내에선 고려대만 만든다. 현재 이학관에 있는 한국검출기연구소(KODEL)에서 박성근(이과대 물리학과) 교수님의 주도로 만들고 있다. 한국 CMS팀 80명 중 고려대 소속 연구원은 30여 명 정도다. 전국에서 8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는데 본교가 단연 앞선다.”

-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내년 여름까지 검출기의 성능 검증과 효율성 두 배 이상 향상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 10년 가까이 계속될 LHC 실험에도 계속 참여할 생각이다.”

- 6년간의 연구가 어느 정도 결실을 맺었다. 소감은
“참여하게 돼서 영광이지만 아직까지는 실험하는 사람들의 공로가 많이 인정받지 못해 아쉽다. 힉스입자 발견 과정에는 CERN의 6000여 명이 넘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특히 검출기를 제작하는 CMS팀과 ATLAS팀의 공로가 지금보다 좀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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