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유인물이 강의실 책상에 놓여있고, 캠퍼스 내 게시판마다 선본 홍보물이 가득 채워져 있다. 본격적으로 학생회장단의 선거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학생들이 자주 지나가는 길목마다각 선본의 단체복을 맞춰 입은 운동원들이 학생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춤을 추고유인물을 나눠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강의실마다 돌아다니며 자신을 소개하는 후보들의 강의실의 정적을 경쾌하게 깨워주기도 했다. 

 이처럼 유권자인 학생의 한 표를 얻기 위해노력하는 모습은 높게 평가하지만 후보자의 유인물에는 정작 학생과 학생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겠다는 것인지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내세우는 공약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약만을 펼쳐놓고 보면 후보별로 단과대 별로 차이가 없을 정도로 학생 복지에 치중한 공약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그 내용마저도 서로 유사하다. 20여 개 단과대 선본 중 학생복지가 아닌 사회적인 사안에 관심을 갖겠다고 밝힌 선본은 하나뿐이다.  

 특색 없는 공약에는 학생회장에 출마한 후보의 고민 수준이 낮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세종총학생회장단 후보로 나선 두 선본은 학생복지와 대학평의원회 설립,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예·결산안 분석 방향 등을 담은 공약을 제시했다. 겉으로는 많은 공약을 내세운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 한 선본은 대학평의원회와 관련해 다른 대학의 상황은 어떤지에 대한 사실 파악조차 부족했다.

 복지를 1순위로 생각하는 유권자의 성향을고려해 공약을 마련하는 선본들의 고충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학생회 선거는 이익집단의 대표를 선출하는 자리가 아니다. 학생회는 학생들의 불만과 필요만을 처리해주는 서비스센터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갖는 대학과 대학생의 가치를 잊어선 안된다. 더 넓은 시야를 갖고 학생회를 이끌 의지가 전제되지 않으면 캠퍼스 울타리에 갇힌 학생회로 퇴화할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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