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멘토 이미준 씨(왼쪽에서 두 번째)가 스펙업 '
김현동 교수 청춘예찬' 강연을 했다.

이미준 씨는 다양한 휴학 경험을 바탕으로 블로그 ‘간지나는 휴학생활’을 운영 중이다. 그녀는 블로그를 통해 휴학 준비생과 휴학생의 고민을 해소해주거나 강연을 통해 대학생의 휴학 문제를 상담해준다. 이미준 씨를 만나 휴학생 유형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 휴학 멘토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2006년 휴학했던 당시 휴학 관련 자료나 상담처가 거의 없어 많이 고민했어요. 아직도 휴학 관련 콘텐츠가 많이 부족해 휴학을 고민하는 학생에게 ‘나라도’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죠. 2008년부터 블로그를 통해 휴학 멘토 활동을 시작해 개인 블로그와 카페 ‘스펙업’에 칼럼을 올리고 올해 초부터는 비정기 강연도 해요. 롯데닷컴 엘롯데 지원팀에서 재직하면서 한 달에 10여 건의 고민을 상담하고 있어요.”

- 자신의 휴학 겸험을 소개하면
“2006년 한 학기를 휴학했고 2008년엔 1년을 휴학했어요. 2006년엔 무작정 해외여행, 뮤직비디오 프로듀싱 작업 등 스펙을 쌓았어요. 다른 사람은 잘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스펙만 많지 얻은 건 없어요. 경제적 이유로 시작한 두 번째 휴학은 커피숍, 중국음식 배달, 논술 첨삭, 과외 등의 알바를 하면서 대인능력을 키웠어요. 동시에 영어 공부, 컴퓨터 자격증 따기, 책읽기 등을 했고 포털 사이트 대기업 인턴 면접에서 만난 사람에게 우연히 ‘UX기획자’를 들어 제 꿈을 찾기도 했어요. UX기획자는 ‘쇼핑몰에 접속한 고객이 계속 상품을 쇼핑하게 하는 웹의 배치’ 등 고객의 심리 모델을 분석해 웹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기획하는 일을 해요. 평소 웹 디자인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력이 높은 편이라 저의 성향에 맞는 직업을 휴학 기간 우연히 찾은 거죠.”

- 휴학기간 아쉬웠던 점은
“해외 세미나 자원 봉사와 창업 활동을 못해 아쉬워요. 무료로 해외 세미나에 참여해 세계 석학을 만나고 국제적 인간관계를 만들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뜻이 맞는 친구들과 창업을 해서 직접 경영을 했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본 휴학의 유형은
“휴학은 크게 레드, 그린, 블루 유형으로 분류 가능해요. 레드 유형은 자신의 꿈이 확실하고 꿈을 위한 구체적 설계가 된 휴학을 말해요. 레드 유형의 학생은 무작정 목표만 보고 달려가기보다 자신의 꿈이 자신에게 정말 맞는지,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아봐야 합니다. 그린 유형은 취업이 막연하고 무서워 우선 스펙을 쌓기 위해 휴학하는 경우에요. 하루 12시간 동안 토익 공부만 하는 학생도 있는데 실제로 인사엔 토익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 등 시간 낭비룰 경계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블루 유형은 목표가 없고 적성을 찾지 못하거나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어 휴학하는 사례에요. 이 유형은 후회하는 경우가 많아 일단 휴학을 하지 않고 자신의 과와 적성을 엮을 방법을 찾거나 다른 인간관계를 찾는 등 해결책을 찾아야 해요.”

- 휴학 중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기력이 문제다>는 책에 ‘스스로 포기하면 시도도 안하게 된다’는 구절이 있어요. 슬럼프라고 타인이 규정하는 경우는 없어요. 학생 스스로 명명하지만 않으면 돼요. 또한 주 계획이 뭔지를 분명히 알고 실천하길 바랍니다. 학생들은 여러 계획 중 만만한 것을 열심히 하고 ‘열심히 했는데 불안하다’는 말을 하는데 대개 주 계획을 놓친 경우가 많아요. 주 계획을 분명히 하고 주 계획과 세부계획을 섞는 방법을 추천해요. 예를 들어 영어 공부가 주 계획이고 신문읽기가 세부계획이면 영자 신문 읽기를 목표로 하는 거죠.”

- 취업 시 휴학을 어떻게 활용하나
“회사는 채용 시 휴학 기간을 지원자의 성실도와 관련해서 보는 경우가 많아요. 회사는 매일 업무를 부여하기보다 마감일을 정하고 일을 계획하고 실행해야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지원자를 원하죠. 휴학 기간을 낭비했다면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낭비하는 사람이란 인식을 주기 쉬워요.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휴학 기간 무엇을 배웠고 지원 분야와 어떤 관련성을 지니는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휴학이 끝날 때 드는 허탈감은 어떻게 극복하나
“많은 학생들이 휴학동안 계획대로 잘 했는데 허탈하다고 토로해요. 기준치를 너무 높게 잡거나 결과를 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죠. 사실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에요. 자신의 휴학 컨셉을 잡고 휴학 기간 동안 실패를 경험했어도 구체적 성과보다는 컨셉을 제대로 달성하길 바랍니다.”

- 복학 시 적응을 잘하려면
“휴학 기간 친구, 돈, 공부를 유지했다면 적응이 쉬운 편이에요. 휴학 때 친구와 연락을 끊으면 어색해서 복학 후 혼자되기 십상이죠. 여행 등으로 휴학 기간에 돈을 많이 쓰면 복학 후 씀씀이가 작아지지 않아 돈을 벌 생각에 학업 집중이 어려워질 수 있어요. 또 공부를 아예 안하면 복학 후 수업에 집중해 핵심을 필기하는 방법도 까먹을 수 있으니 공부도 간간히 유지하는 게 좋아요.”

- 저학년생과 고학년생에게 다르게 제언해주자면
“고학년생에게 설명할 수 없는 휴학은 금물이에요. 취업 등 목표를 위한 계획을 제대로 해야 높은 기대치와 취업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어요. 저학년생의 경우 1학년 끝나고 토익 공부를 한다고 휴학하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재미있게 하길 권합니다. 인생을 길게 볼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앞으로의 계획은
“크게 직업적 목표와 휴학 멘토로서의 목표가 있어요. UX기획자라는 직업은 개척되지 않은 분야라 성장세를 타고 있지만 차세대 UX기획자를 위한 콘텐츠가 없는 상태죠. 블로그나 책 집필을 통해 실무적 내용을 소개하는 UX기획자 지망생의 멘토로 성장하는 것이 직업적 목표입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 대학생의 고민을 나누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로 대학생 5명 정도와 함께 멘토 그룹을 만들고 싶어요. 현재 3명이 모인 상태예요. 휴학을 하려는 학생에게 포인트와 컨셉을 찾아주고 고민 상담하는 그룹을 1~2월 중 정식으로 만들어 네이버에 글을 게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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