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가 11월 28일부터 12월 8일까지
열렸다

“보고 싶어도 볼 곳이 없어요”, “홍보를 좀 더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상영관이 없어 보러가기가 힘들어요”, 불평소리가 뒤섞인 폐막식 참가자들의 답변에는 독립영화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왔다.

6일 7시 퇴근시간으로 붐비는 압구정 거리를 지나 압구정 CGV에서 열린 ‘서울독립영화제2013’ 폐막식을 찾았다. 상영관 안은 생각보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띄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폐막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TV에서만 보던 호화스러운 영화축제와는 달랐지만 그들의 노력과 공로를 축하하기에 충분히 아름다운 축제였다.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는 김가영(여·21)씨는 “점점 작품수도 많아지고 상금도 커지고 영화제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며 “많은 사람들이 더 좋아해 주고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램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 117편의에 달하는 쟁쟁한 출품작과 그 어느 때보다 큰 상금(총 7200만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번 ‘2013 서울독립영화제 WHY NOT?’은 작년과 대비해 관객 수가 30%정도 증가하는 쾌거를 이뤘다. 수상식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번 서울독립영화제 공식 슬로건인 ‘WHY NOT?’을 주제로 9일간의 독립영화제를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마지막에는 영화제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김조광수 감독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항상 ‘Why not?’이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되물으며 살아가고 있다”며 “소수라고 안 되는게 있겠냐 Why not!”하고 외치며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 세상을 향해 그들의 존재를 되묻는 독립영화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명랑한 모습에서 9일 간의 여정이 얼마나 즐거웠는지를 예상할 수 있었다.

수상식에선 특별상 6개 부문과 본상 4개 부문으로 총 10개의 수상작들이 선정됐다. 주목할 만한 것은 특별상 부문에서 가장 독립영화다운 작품이자 독립영화인으로써의 정체성이 돋보이는 작품에 수상하는 ‘독불장군상’이었다. 상의 이름에서 물씬 풍기는 느낌이 국내영화시장에서 독립영화가 가지는 이미지를 대변하는 듯 했다. 무슨 일이든 자기 생각대로 처리하고, 다른 사람에게 따돌림을 받는 외로운 사람을 뜻하는 독불장군, 그들은 스스로를 독불장군이라 부르며 당당히 대중 앞에 나선 것이다.

대상은 김이창 감독의 <수련>이 차지했다. 무도인의 수련행위와 삶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인 수련은 김이창 감독의 첫 작품이며 스스로 연출부터 제작까지 모두 맡은 영화다.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김이창 감독은 경황이 없어 보이는 표정으로 답했다. “영화과 출신도 아니고, 이쪽에 아무런 연도 없지만 제가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의미를 이해해 주신 것은 서울독립영화제이기에 가능한 것 같아요”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이름들>의 신이수 감독은 독립영화제를 주목해 달라는 당부의 말을 했다. “현재 유명하신 감독님들의 시작도 다 독립영화에서 비롯됐다는 점 잊지 마시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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