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운동부에서 1학년 선수들이 입학 첫 해부터 주전을 맡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2013시즌 각 운동부에는 두각을 보이는 1학년 선수들이 있다. 향후 3년 간 고려대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누빌 5개 운동부의 핵심 저학년 선수의 기량을 분석, 전망했다.

결승 페널티킥을 유도한 이진규(빨간색 유니폼 가운데) 선수

리그를 장악한 ‘괴물형’ 신인

2013시즌에는 대학리그는 물론 성인 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뽐내는 ‘대박’ 신입생이 배출됐 다. 농구부 이종현(사범대 체교13, C) 선수는 팀이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준수한 활약상을 보였고, 성인 대표팀 경력도 쌓은 ‘2013시즌 최고의 신인 선수’다. 정기전 4쿼터에 성공시킨 앨리웁 덩크슛은 팀과 선수의 전성기를 알리는 듯했다. 이종현 선수의 최대 장점인 ‘신체 조건’ 은 대학 선수가 상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특히 223cm의 윙스펜(한 쪽 팔 끝에서 다른 팔 끝까지의 길이)을 잘 활용해 대학리그에서 만난 상대 골밑 자원을 압도 (경기당 3.08개, 리그 1위)했다. 고대 농구부를 관심있게 지켜봐온 최지선 (문과대 사학12) 씨는 “이종현 선수는 서장훈, 김주성을 잇는 대단한 센터가 될 것”이라며 “이종현 선수가 재학 중인 고려대의 미래는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도 호평이 많다. 1년 동안 이종현 선수를 지도한 농구부 이민형 감독은 “이종현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은 공격보다는 수비에 있다”며 “블로킹이 좋아 슛을 쏘는 상대 공격수는 부담을 느끼게 돼 존재만으로도 상대 공격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준다”고 말했다.

출전 기회를 잘 살린 ‘알짜형’ 신인

명준재(사범대 체교13, FW) 선수는 입학 후 짧은 적응기간을 거치고도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핵심 2선 공격수인 안진범(사범대 체교11, AMF) 선수의 부상으로 측면 공격을 맡던 이재성(사범대 체교11, RMF) 선수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명준재 선수는 리그 2번째 경기부터 우측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명준재 선수는 단순히 열심히 뛰어다니는 ‘패기’만 갖춘 선수가 아니다. 창의적인 패스로 공격 전개에 강점이 있고,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진의 빈 공간을 침투하는 데 능해 교체 선수로도 활약한다. 정기전 때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파울을 유도한 장면이 좋은 예다. 고려대 축구부 신수진 수석 코치는 “아무래도 1학년이다 보니 체력부분이 아쉽다”면서도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훈련을 통해 풀타임을 뛸 스태미너를 확보한다면 더 큰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럭비부 이진규(사범대 체교13, W.T.B) 선수는 주전 윙백 정연식(사범대 체교12, W.T.B) 선수의 부상으로 찾아온 정기전 기회를 잘 살렸다. 17대 17로 팽팽하던 후반 38분 경, 과감한 돌파를 통해 공격의 불씨를 살렸고 결국 페널티 킥을 유도해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진규 선수의 장점은 탄탄한 기본기와 순간적인 판단력이다. 럭비 센스가 좋고,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기초 체력을 단련해 주 포지션이 아닌 윙백으로 출전해서도 활약할 수 있었다. 럭비부 김성남 감독은 “이진규 선수는 경기를 뛰면서 순간적으로 돌파, 패스 혹은 태클을 가할 것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탄탄한 기본기와 판단력을 갖추고 있으니 기술적, 체력적으로 조금 더 성장한다면 정말 우수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신인

결정적일 때 맹활약 해 ‘벼락 스타’가 된 신입생 선수도 있다. 아이스하키부 김영준(사범대 체 교13, DF) 선수는 수비수이면서 농구를 제외한 정기전 4개 종목 중 득점을 기록한 유일한 신입생 선수다. 11월 열린 ‘제33회 유한철배 전국대학 아이스하키 대회’에서 열린 연세대와의 비정기전에서도 결승골을 기록해 결정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아이스하키부 김희우 감독은 “수비수가 골을 넣는다는 것은 강한 슬랩샷(상대 골대의 빈틈을 향해 퍽을 강하게 때려서 쏘는 슛) 능력을 가지고 있고 순간적인 판단으로 상대 수비의 빈 공간을 파고들 줄 안다는 것”이라며 “김영준 선수는 상대 수비수의 빈틈을 파고드는 순간적인 판단력과 골 센스가 뛰어 난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본기와 체력을 중요시하는 김희우 감독에게 김영준 선수의 스케이팅과 체력은 아직 아쉽다. 특히 스케이팅 중 유발되는 폭발적인 가속력을 유지한 채 플레이를 진행하는 능력은 더 보완 할 부분이다. 김희우 감독은 “움직임을 가져가기 위해 스케이팅을 하다 스타카토처럼 중간에 멈칫거린다”며 “아무래도 스케이팅을 정지한 후 다시 속력을 내면 체력이 더 소진된다”고 지적했다. 일류 선수가 되기 위해선 스틱과 스케이팅 동작 순간 힘을 극대화하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등학교 때 까지는 인원이 적어 교체 없이 오랜 시간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순간 집중력을 유지하기 힘들다. 김희우 감독은 “짧은 시간에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기술을 몸에 익히면 김영준 선수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부 김병석(사범대 체교13, 3루수) 선수는 1학년임에도 정기전에 출전할 만큼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비록 정기전에서 결정적인 2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원래 수비가 안 좋은 선수는 아니다. 올 시즌 공식대회에서 기록한 실책은 정기전에서의 실책이 유이하다. 야구부 코칭스태프는 김병석 선수가 대형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야구부 김호근 수석코치는 “김병석 선수는 빠른 발과 탄탄한 수비를 가지고 있어 좋은 선수가 될 재목이다”라며 “다만 아쉬운 것은 타격부분인데 타격 시 몸이 무너지지 않고 밸런스를 유지하는 방법만 터득한다면 테이블세터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선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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