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에 등록금심의위원회가 갖춰진 이래로 2012년을 제외하고는 2011년, 2013년, 2014학년도 모두 학생 등심위 위원들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며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총학선거에서 등심위가 논의 0순위였던 만큼 47대 안암총학생회는 등심위에 신경을 많이 쓴 듯하다. 총학은 5차 등심위 자리에서 외부 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법정부담전입금, 예·결산 차액, 적립금 등에서 꽤나 구체적인 절약가능수치를 제시하며 7% 등록금 인하를 주장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학부동결, 대학원 3%인상을 들고 와서 협상의 여지가 없는 단정적인 태도의 학교를 견디지 못하고 학생위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오며 학교 뜻대로 정해졌다.  

 학생회관에 길게 펼쳐진 등록금 인하 촉구 현수막을 보면 씁쓸하고, 1월 말의 학사행정 규탄 기자회견이 부질없게만 느껴진다. 학생 측과 학교 측이 부딪힐 때마다 현수막, 집회, 기자회견 등은 꾸준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학교당국은 더 무감각한 모습이다.

 이번 등심위에서 학생 측 위원들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안암총학이 고대공감대의 연속성을 주장하며 ‘두 번이나 인하해봤다, 또 인하할 수 있다’의 포부가 이뤄지지 않아서가 아니다. 벽에 대고 외치다가 이내 지쳐 돌아서버린 모양새가 안타깝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본교생은 학생을 대하는 학교의 진정성에 대한 불신만큼이나 학생회의 능력을 불신할 수 있다. 그러한 불신의 누적되면 학생사회에 대한 무기력증과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곧 3월 교육투쟁이 다시 시작된다. 교육투쟁을 어떤 식으로 흥미있게 해서 학생의 눈길을 끌까를 고민하기 이전에 학생들의 문제가 학교와의 협의로 해결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교육투쟁이 3월에 반짝 피는 ‘개나리투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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