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도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아 The cold never bothered me anyway’
 ‘폭풍이 그냥 불게 놓아 주자 Let the storm rage on!’

 

▲ 떨쳐 버리려 했던 저주가 역설적으로 나만의 축복 받은 재능이 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는 <겨울왕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 1,000만 국내 관객을 돌파한 <겨울왕국 Frozen>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대사이다. 주제곡 제목도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라는 ‘Let it Go’이다. 모든 것을 얼려 버리는 신비로운 힘을 갖고 있는 엘사. 떨쳐 버리려고 안간힘을 썼던 저주를 받아들이니 ‘축복’이 되고 있으니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억지를 부리지 말고 내버려 두어!’라는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둔부를 육감적으로 흔들어 ‘몬로 워크’라는 용어를 만든 섹시 심벌 마릴린 먼로. 한쪽 다리 길이가 짧다는 치명적 신체 약점에 대해 ‘신세 한탄’보다는 이를 역이용해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트레이드 마크를 만들어 한 시대를 풍미한 히로인이다.

 거대한 댐에 작은 구멍이 생기자 통제할 수 없이 세차게

▲ 마릴린 몬로는 <돌아오지 않는 강>(1954) 등의 히트작을 통해 신체적 약점을 역이용한 ‘몬로 워크’를 내세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섹시 심벌이다.

물이 빠져 나가듯이 젊은이들의 쏠림 현상은 우리의 정치, 사회, 문화를 지배하고 있는 병리적 증후군이다. 취업 지망생들이 고시촌에 들어가 공무원이나 고시 공부에 올 인하는 것이 오래전부터 관행이 됐다. 스포츠 선수 혹은 드라마 주인공들이 착용한 보석, 액세서리는 곧바로 젊음의 거리에 ‘신상’으로 쏟아져 나와 구매 열기를 불러일으킨다. 스쳐 지나가듯 여주인공이 책장을 넘긴 소설, 시, 에세이가 곧바로 베스트셀러로 등극된다.

 ‘나는 나만의 개성을 찾을 것이다!’라는 외침 속에서 모두가 획일화 되려고 안달이 난 중첩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돌출된 삐따기가 되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적성, 소질, 주변여건 등을 철저히 무시하고 누구를 따라 움직이는 행태는 이제 과감하게 버리자. 획일화된 사회에서 자신이 가진 약점은 ‘틀리고 숨겨야 할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일반인들의 구매열풍이나, 헤어진 연인과의 내용은 좀 안 맞는 것 같다.

 흉측한 녹색 괴물 슈렉도 왕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영화 <슈렉>은 보여 주었다. 주변의 쑤군거림을 듣게 되는 약점이 오히려 통통 튀는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겨울왕국>이 제시했다. 연인과 헤어졌다고 눈물만 흘리면서 남은 세월을 보낼 것인가? 비틀즈의 명곡 ‘Let It Be'에서는 ‘헤어짐을 겪는 것은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는 것이죠’라고 역설하고 있다. 남에게 해코지 하려는 ‘데스 노트’를 집어 던지고 ‘나의 아킬레스건을 활용해 ‘세상에 한 방을 던질 라이브 노트’를 만들어 보자. 찾아 헤맸던 파랑새를 집 처마에서 발견했듯이 엘사는 바로 여러분 곁에 있다.  <영화칼럼니스트 이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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