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에 위치한 국립 종합대학인 홋카이도대학에는 현재 교환학생을 포함해 약 160명의 한국인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그들 중 감동규(농학부 삼림과학과 석사1년) 씨, 엄지범(농학부 농업경제학과 박사2년) 씨, 이종혁(공학부 기계공학과 석사2년) 씨, 정용경(농학부 농업경제학과 석사2년) 씨, 한나누미(이학부 생물학과 학부2년) 씨를 만나 일본에서 생활하는 한국 대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왼쪽부터 김동규, 엄지범, 이종혁, 정용경, 한나누미 씨. 사진|이길용 기자 lumos@

 - 홋카이도대에서 유학을 하게 된 계기는
 지범| 전공인 농업경제학 석사과정을 한국에서 마친 후, 박사과정은 농업대학이 특화된 곳에서 밟고 싶었다. 홋카이도대는 일본 내에서도 농업 분야의 명성이 자자해 유학을 결심했다.
 용경| 학부 3학년 때 홋카이도 대학에 교환학생을 왔다. 홋카이도 대학은 한국과 달리 각 교수님 별로 세미나를 열어 관심 있는 학생들이 교수님과 함께 공부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세미나는 한국의 스터디 같은 개념인데 교수와 학생이 교수님의 주 연구 분야에 대해 토론하고 공부하는 모임이다. 일본 생활에 쉽게 적응하면서 학부 졸업 후 바로 홋카이도대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 일본에 유학에 와서 좋았던 점은
 나누미| 교내에서 다양한 축제가 열려 학교생활이 즐겁다. 특히 매년 5월에 열리는 ‘징기츠칸 파티’는 한국 대학에서 열리는 일반적인 축제와 달라 신선했다. 한국 대학에서 축제라면 가수를 초청해 공연을 관람하거나 학생들끼리 술을 마시는데 징기츠칸 파티는 교수님들과 학교 잔디밭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교수님들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장이 있다는 게 좋다.
 동규| 성적에 명확한 채점기준이 있다는 게 좋다. 특히 대학원의 경우 한국은 철저히 교수님 중심이지 않나. 지도교수님의 수업을 위주로 들으며 교수님께 잘 보여야 학점이 잘 나온다는 게 암묵적인 룰이다. 하지만 일본 대학원은 지도교수와 상관없이 듣고 싶은 과목을 들을 수 있고 자신이 이해한 수업내용을 쓴 레포트와 출결로 성적이 나온다. 레포트의 경우 성실도가 채점의 기준이기 때문에 교수의 주관이 들어갈 확률이 적어 자기 성적을 인정 못하는 경우가 적다.   

 - 일본 내 방사능 유출이 걱정되진 않는지
 지범|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하더라. 나도 되도록 해산물은 먹지 않으려 한다. 일본사람들은 정부가 모든 걸 해결해 줄 거라 믿고 있다. 방사능 유출 이후 일본에는 특정비밀보호법이 생겼다. 얼마 전에 통과된 건데 행정기관의 장이 ‘특정 비밀’을 지정하고 그걸 누설한 공무원이나 민간인을 처벌하는 법이다. 때문에 방사능 문제에 대해 잘 이야기 하지 않는 편이다. 또한 후쿠시마 농산물 사주기와 같은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열어 후쿠시마를 돕고 있다.
 동규| 막상 일본인들은 방사능에 대해 우리나라만큼 크게 문제 삼지 않아 직접적으로 위험을 느끼고 있진 않다. 또한 홋카이도는 자체적으로 먹거리의 대부분을 생산, 소비해서 먹거리에 대한 걱정은 없다.

 - 유학 중 혐한 문화로 인해 피해가 있었나
 동규| 학교에서 열린 푸드 페스티벌에서 한국음식을 가지고 출전했는데, 그 때 일본 어르신들이 한일관계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셨다. 한 때 적이었지만 지금은 좋은 친구관계라 생각한다니까 어르신이 일본과 한국이 어떻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냐며 화를 내셨다. 하지만 내가 겪었던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한국인과 친하게 지내려 했다.
 지범| 직접적인 경험은 한 적이 없지만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시비를 거는 일본인들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에 방문했을 때는 한국 영사관 측으로부터 외부에서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 유학 후에도 일본에 거주할 생각인가
 지범| 일본에서 2년 넘게 생활을 하다 보니 일본 생활이 많이 편해져서 한국에 꼭 가야하나 싶다. 유학생활의 가장 큰 목표가 박사 학위이기 때문에 과정을 마친 뒤에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종혁| 학부에서 석사까지 유학생활이 벌써 6년 차다. 하지만 일본에 계속 거주할 생각은 없다. 이미 한국에 있는 중장비 제어 쪽 회사에 취직했고 곧 한국에 돌아갈 생각이다. 일본에서 배운 전공지식을 살려 앞으로 중장비 제어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

 글|이길용,이예원,조아영 기자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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