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생은 새정치민주연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본지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25~27일 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지는 법과대, 정보보호학부를 제외한 안암캠퍼스 15개 단과대를 대상으로 배부했으며, 2014년 1학기 기준 각 단과대 재학생 2%에 해당하는 수의 학생들을 표본으로 삼았다(2%가 10명 미만일 경우 10명으로 계산했다). 총 412명의 학생들이 설문에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 전후의 지지정당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 결정과 절차의 적절성 △새정치민주연합이 가져올 정치변화 여부  △기초선거 무공천 발표 등을 물었다.

 새누리당 지지층은 견고해
 새누리당은 안철수 의원의 창당 여부에 관계없이 비슷한 지지율을 유지했다. ‘안철수 의원의 창당 전, 어느 정당을 지지했습니까’ 질문에 27.2%의 학생이 새누리당을 지지했다고 답했다. 또한 ‘지금 현재, 어떤 정당을 지지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25.3%가 새누리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교차분석 결과, 창당 이전 새누리당을 지지한 112명 중 95명은 변함 없이 새누리당을 지지했다.
 1.9%에 그치는 지지율 하락에 대해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은 “새누리당 지지층이 변하지 않은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이 야권통합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은 반새누리당, 비새누리당 유권자들에게만 반응을 불러일으킨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김선업(본교 한국사회연구소) 교수는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고려대 학생은 이념적 성향이 상당히 보수 쪽으로 명확하다고 봐야 한다”며 “이는 정당에 대한 충성도, 정당과 자기 이념과의 정체성, 일치성이 높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새정치연합), 민주당과의 창당 합의 후 지지층 잃어
 민주당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으로 17.7%에서 23.6%로, 5.9% 포인트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냈다. 그에 비해 안철수 신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으로 31.9%에서 23.6%로, 8.3% 포인트의 지지율이 하락을 보였다. 총 130명의 안철수 신당(새정치연합) 지지자들 중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정당으로 견지한 학생은 56명으로, 절반 이상의 학생이 지지정당을 옮기거나(새누리당: 23명) ‘지지정당 없음(45명)’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에 김선업 교수는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는 이유와 관련이 있지만 지지방향을 바꾼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라며 “하나는 당의 운영, 조직 등에서 여전히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고 다른 하나는 소위 ‘친노세력’이라고 대변되는 상대적으로 좌파적인 이념에 대한 거부감이다”고 말했다.
 정 사무국장은 “안철수 신당 지지층에는 기존 민주당 지지층과 기존 정당에 대해 불신하는 중도 무당파 성향이 있다”며 “후자의 경우 기존 정당인 민주당도 불신하기 때문에 민주당과 통합한 새정치민주연합도 지지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신당을 지지했으나 지금은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김명진(공과대 건축12) 씨는 “안철수 의원이 본래 말하던 바와는 다른 방식의 행보를 보였다”며 “좌/우파의 개념이 아닌 상식/비상식의 개념을 가지고 정치에 나오겠다고 했으나 결국 좌파인 민주당과 함께 행동하고 그들의 이념을 대부분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에 대한 기대감 여전히 높아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하는 학생들에게 지지 이유를 묻는 문항에서는 ‘안철수 의원을 지지하기 때문이다(55.4%)’가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민주당을 지지하기 때문이다(25.0%)’에 비해 2배 이상의 선택을 받았다.
김선업 교수는 “안철수 의원에 대한 기대가 의미하는 바는 상대적으로 민주적인 당의 운영과 기존의 야당에 비해 안정 추구적인 이념성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부정적인 것들을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아직은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무국장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 층에서 안철수 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비교적 높게 유지되는 편”이라며 “20대에는 정당정치에 냉소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가장 많아 안철수 의원 개인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긍정보단 부정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결정에 ‘보통’의 입장을 보인 48.3%를 제외한 나머지 51.7% 중 16.4%가 ‘매우 찬성(2.0%)’과 ‘찬성(14.5%)’을, 35.3%가 ‘반대(27.0%)’와 ‘매우 반대(8.3%)’를 보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 결정 절차와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66.1%가 ‘보통’ 입장을 보였고 5.9%와 28.0%가 각각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보였다.
 창당 결정 절차와 방법에 대해 ‘매우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최재영(공과대 기계공학04) 씨는 “지향점에 대한 합의도출이 부적절했고 선거 전략으로서의 합당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반면 ‘적절하다’고 답한 곽민경(문과대 영문12) 씨는 “민주당의 동의를 받기 위해서는 시간을 또 지체해야 했을 것”이라며 “새정치라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면, 말 이상의 행동으로서 실천하는 파격적 쇄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 변화에 대한 입장 양분돼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치변화를 이끌 수 있으리라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38.6%가 그렇다고 대답한 데 비해 55.1%는 그렇지 않다고 답해 6.3%의 무응답자를 제외하면 상당히 양분된 양상을 보였다.
 ‘가능하다’고 답한 최승호(정경대 경제14) 씨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의 정치 변화는 워낙 말이 많았던 사안”이라며 “정치 형태든, 직접적인 정책 결정이든 일단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나영(문과대 영문13) 씨는 “말로는 ‘새정치’를 펼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아직까지는 혁신적 주장들이 보이지 않고 실현성이 낮은 주장들을 앞세우고 있다고 느껴진다”며 ‘가능하지 않다’고 답했다. 유종은(보과대 바이오의공학부09) 씨 역시 “무공천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기기는 힘들 것 같다”며 “이는 지도부의 책임론으로 이어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가는 결과를 나을 것”이라며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교수는 “‘가능하지 않다’는 의견이 상당부분 나온 이유에는 일명 구태정치로 비판받는, 정당 운영에 있어서의 보수성 등은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철수 의원의 장점이자 단점인 이념에 있어서의 불명확성이 개혁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것이 무엇인지마저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기초선거 무공천에 무관심해

 6.4 지방선거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해 지지여부를 조사한 문항에서 44.2%가 입장을 가지지 않았고 28.5%가 기초선거 무공천이 무엇인지를 아예 모른다고 답했다. 이들은 제외한 26.5% 중 기초선거 무공천에 찬성하는 학생이 15.5%, 반대하는 학생이 11.1%였다. 72.7%의 학생들이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해 뚜렷한 의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 만큼 대학생들의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결과가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무공천을 ‘지지한다’고 밝힌 정민지(자전13) 씨는 “지역에서는 지역을 잘 아는 인물이 당선되어야 하며 선거 과정에서 경쟁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비해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김조은(문과대 불문11) 씨는 “길게 보면 바른 정치로 나아갈 수 있는 구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코앞으로 다가온 6월 지방선거부터 적용하기는 아직 미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차적으로는 국민들이 지방선거의 기초선거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아 아예 모르는 사람들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초선거 무공천은 정당의 정체성 상실, 무공천을 실시하기 위한 절차상의 복잡성 등 복합적이다”며 “기초선거 무공천의 의미를 알더라도 그것을 실시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정한울 사무국장은 이러한 무관심이 ‘정치적 무지’가 아닌 ‘냉소’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지’로 인한 무관심과 ‘정치적 냉소’로 인한 무관심은 구별해야 한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와 다른 나쁜 정치의 모습에 실망한 학생들이 정치적 문제에 대해 냉소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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