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매니지먼트 회사 ‘타마노아’를 설립한 청년 창업자 이준하 대표를 만났다. 아이디어 하나로 22세에 100명의 디자이너를 이끌게 된 그의 창업 스토리를 들어 봤다.

 - 타마노아는 무슨 뜻인가
 “타마노아(tamanoir)는 불어로 개미핥기를 뜻한다. 개미는 그 본성이 부지런하고 성실하지만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변화를 두려워한다. 나는 우리 사회가 개미들의 세상처럼 획일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타마노아는 같음보다는 다름을 추구한다.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고 창조와 혁신을 중시한다. 그래서 개미의 천적인 개미핥기를 브랜드 이름으로 정했다.”

 - 주요 사업은 무엇인가
 “2013년에 설립된 타마노아는 최초의 패션 디자이너 매니지먼트 회사다. 한국 패션계는 디자이너에게 디자인과 상품 판매, 두 역할을 모두 요구한다. 아무리 실력 있는 디자이너라도 영업과 마케팅 쪽에서 취약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타마노아는 이런 비효율적인 시스템에 침투했다. 매년 오디션을 통해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뽑아 이들을 매니지먼트 해주고 패션계에 데뷔시킨다. 이후 생산부터 유통, 마케팅 등 경영과 관련된 부분을 우리가 전담한다. 쉽게 말해 패션계의 ‘YG’라고 보면 된다.”

 - 타마노아의 강점은 무엇인가
 “효율적인 경영 시스템과 네트워킹 인프라다. 제품생산 영역에 약한 디자이너들은 같은 원단으로 옷을 만들더라도 최대 효율을 내지 못한다. 제품의 유통 채널도 다양해 각각의 유통 업체마다 컨택 포인트가 다르고 복잡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우리는 사업 초기부터 이런 부분에 전문성과 체계성을 키워왔다. 직접 발로 뛰며 공장과 유통업체 수십 곳을 돌았고, 경영 시스템에 조언할 전문가를 초빙했다. 매니지먼트 기업인만큼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 사업이 얼마나 활성화 됐나
 “오디션을 통해 100명의 디자이너를 선별했다. 이들은 연구소 두 곳에 배치돼 협업과 피드백 과정을 거쳤고 최종 디자인 기획을 냈다. 이를 토대로 이번 f/w시즌부터 각 디자이너의 이름이 붙은 상품이 판매된다. 또한 타마노아를 알리기 위해 대학생을 타겟팅한 프로모션 제품 ‘블랭크 백’을 기획했다. 블랭크 백은 말 그대로 빈칸이다. 블랭크 백을 구입하면 무지의 숄더백 가방을 받게 된다. 이 빈칸을 채우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다. 주머니부터 시작해서 소재, 프린팅까지 가방을 구성하는 요소를 소비자가 고른다. 이를 ‘디자인 토핑’이라고 이름 붙였다. 맘대로 붙이고 뗄 수 있는 디자인 토핑들로 유행을 타지 않는 자신만의 디자인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 기술과 디자인은 현재 특허출원 준비 중이다.”

 - 빈손으로 시작한 창업이 쉽지 않았을 텐데
 “사업자금이 50만원밖에 모이지 않아 업무 환경이 열악했다. 지금은 거만하게 사무실이 2개나 있지만 처음에는 공동 휴게실에서 회의를 진행할 만큼 가난했다. 업무환경뿐만 아니라 우리 사업에 맞는 인재를 구하는 것도 어려웠다. 패션 디자인과 관련 없는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패션 디자인 업계의 사람을 일일이 찾고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국민대가 주최한 창업 경진대회에서 입상하고 팀이 어느 정도 꾸려지면서 사업이 순탄해졌다.”    

 - 청년 창업자에게 조언을 하자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대학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창업 자금을 모으는 것은 물론이고 네트워크 형성에도 학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대학에는 이전에 다양한 사업체에 몸을 담은 교수님들이 많고, 그분들은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지금까지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교수님들께서 학생들에게 호의적이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의 다리 역할을 기꺼이 해주신다. 또한 대학교 인프라를 활용하면 복사나 장소 대관에 사용되는 지출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처음 50만원이 주어졌을 때 홈페이지 도메인 비용과 원단을 사는 비용 같은 불가피한 지출에만 소비를 했다.”
 
 -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은
 “국내 패션시장에서 기본적인 토대를 닦은 후에 글로벌 마켓으로 진출할 것이다. 우선은 중장기 플랜으로 중국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은 패션시장에서 제 3소비국으로 한류의 영향으로 중국인의 한국 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일본의 패션은 난해하고 한국의 패션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세련됐다는 것이 중국인들의 생각이다.
타마노아의 비전은 세상 사람들이 브랜드 옷이 아닌 디자이너 옷을 입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신인 디자이너에게는 능력을 펼칠 기회를 주고, 옷에는 그들의 스토리를 담아 영혼이 불어 넣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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