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에 대한 7가지 에피소드를 담아 진세계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낸 <러브 액추얼리>.

 “나에게 당신은 완벽해요 가슴이 아파도 당신을 사랑할겁니다”-<러브 액추얼리> 중 마크(앤드류 린콘)의 대사.

 낯선 남녀가 만나 사랑하는 과정을 묘사한 로맨스 장르는 영화 소재 중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대상.

 사랑의 유형을 제시한 이론 중 가장 널리 공인 받고 있는 것이 심리학자 로버트 스텐버그 박사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 Triangular Theory of Love’. 사랑의 3요소는 ‘친밀감 Intimacy’ ‘열정Passion’ ‘헌신 Commitment’이며 이를 바탕으로 8가지 스타일로 정의 내렸다. 관객들의 호응을 받아 흥행가를 장식했던 영화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

 7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완벽한 사랑 찾기 과정을 담아 공감을 얻은 작품이 리차드 커티스 감독의 <러브 액츄얼리 Love Actually>. ‘친밀감’ ‘열정’ ‘헌신’ 등 3가지 요소가 완벽하게 갖추어졌을 때를 ‘완벽한 사랑onsummate Love’으로 판단한다.

 스텐버그 박사는 이승에서는 성취하기 어려운 것으로 단정하고 있다. 멜로 장르에서 가장 많이 설정되는 것이 ‘친밀감’과 ‘열정’. ‘로맨틱한 사랑 Romantic Love’으로 구분되는 유형에는 ‘헌신’이 빠져 있어 눈에 번쩍뜨이는 상대방이 나타나면 언제든 ‘배신’을 할 여지를 갖고 있다.

 1960년대 국산 통속극의 단골 스토리는 판, 검사가 되기 위한 고시 공부를 하는 남자를 위해 헌신적 희생을 한 여성이 막상 출세를 시키자 철저한 배신을 당해 피눈물을 흘린다는 것. 일방적인 헌신만이 존재하는 ‘부질없는 사랑 Empty Love’은 ‘친밀감’ ‘열정’이 누락됐기 때문에 목표를 이룬 남자는 출세와 명예를 확고하게 지켜줄 경제력 갖춘 또다른 짝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불의의 사고로 불구가 된 백인 백만장자와 신체 건강한 흑인 남자와의 우정을 다뤄 공감을 받았던 작품이 <언터처블 : 1%의 우정Untouchable / Intouchables>. 재산, 신분을 떠나 짙은 교분을 나누게 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친밀감’이 크게 좌우하고 있다.
 
▲ 상대방의 감정 등은 모두 무시하고 자신의 일방적 열정을 내세운 스토커 사랑 유형을 보여준 <미저리>.

 통속 소설 ‘미저리’의 광적인 애독자. 부상 당한 작가를 간병해 주면서 소설 줄거리를 변경 시키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된다는 것이 캐시 베이츠 주연의 공포 스릴러 <미저리 Misery>. 상대방의 기분, 감정 등은 모두 무시하고 나만의 ‘열정’만을 내세워 집착증을 보이는 경우는 스토커가 보여주는 사랑 형태. ‘열병적 사랑 Infatuation Love’으로 풀이된다.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는 상대방을 인생 동반자로 설정해 계약 결혼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주역들. 세기적 명사는 ‘친밀감’ ‘헌신’을 강조하고 있어 이성과 동성 개념을 복합 시킨 ‘동반자적 사랑Companionate Love’으로 구분되고 있다.

 폴 맥카트니는 정치,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존 레논의 작곡 스타일에 반발해 “사랑은 한 순간에 오는 게 아니에요, 사랑에 빠졌을 때에만 알 수 있죠. 그것은 한심한 일이 아니에요”라고 역설한 ‘Silly Love Songs’을 발
표한다.

 ‘열정’과 ‘헌신’이 지배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랑 Fatuous Love’으로 구분되고 있다. ‘친밀감’이 누락됐기 때문에 통속 드라마의 단골 대사처럼 ‘진실한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결국 나만의 일방적인 감정을 담은 어리석은 사랑으로 종결 되었네’라는 푸념을 초래하는 것이다. <영화 칼럼니스트 이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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