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생은 신문을 어떻게, 얼마나 읽고 있을까. 고대신문은 제 58회 신문의 날을 맞아 본교생 610명을 대상으로 △종이신문 이용빈도 △주로 읽는 종이신문면 △인터넷 뉴스 이용빈도 △주로 읽는 인터넷 뉴스 등의 문항을 담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일에서 4일까지 진행된 이번 설문은 법과대와 정보보호학부를 제외한 21개 단과대(안암캠퍼스 15개, 세종캠퍼스 6개)의 2014학년도 1학기 재학정원 10%를 표본으로 삼았다(10%가 10명 미만
인 경우 10명으로 처리했다).

 신문읽기의 양극화


 설문조사 결과 본교생의 신문읽기에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언제 마지막으로 종이신문을 읽었습니까’ 질문에 41.5%가 ‘1일 이내와 1주 이내’라고 답한 반면, 39%는 최근 한 달 동안 단 한 번도 신문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주(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이에 “일반적인 20대에 비해 고대생의 신문 구독율은 높은 편”라며 “반면 한 달에 한 번도 안보는 사람이 39%나 된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종이신문을 얼마나 자주 읽으십니까’ 문항에 ‘1일에 1번’이라고 답한 이인식(생명대 식자경11) 씨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상식을 쌓을 수 있고 전문가가 작성한 정제된 글을 접할 수 있어 신문을 자주 읽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에 대해 이재경(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한국 신문의 위기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신문을 읽지 않는 것은 단순히 독자들의 잘못은 아니다”며 “변화하는 시대에 대한 신문사의
능동적 대처 부재, 각 일간지의 지나친 정파화 등이 양극화를 불러왔고 이것이 고려대에 서도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암캠퍼스와 세종캠퍼스 모두 인문계열의 단과대 학생들이 자연계열의 학생보다 대체로 종이신문을 더 많이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제 마지막으로 종이신문을 읽었습니까’라는 질문에 안암캠퍼스 인문계(△문과대 △정경대 △미디어학부 △경영대 △사범대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1일 혹은 1주 이내에 신문을 읽었다’고 45.7%가 답한 반면 안암캠퍼스 자연계(△공과대 △생명대 △이과대 △정통대 △의과대 △간호대) 학생들은 32%의 평균을 보였다. 세종캠퍼스 인문계(△인문대 △경상대 △공공행정학부)는 57.9%의 평균을 보인 반면, 세종캠퍼스 자연계(△과기대 △약학대)는 16.9%의 평균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자연계열 단과대가 인문계열 단과대에 비해 신문읽기를 취업에 이용하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관해 박지영(과기대 디스플레이11) 씨는 “과기대 같은 경우는 신문 읽기가 취업에 그다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업목적 대신 체화(體化)
 신문을 꾸준히 읽는 학생들은 주로 신문읽기의 습관이 든 학생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교생 전체에서 ‘매일 신문을 읽는다’라도 답한 10%을 대상으로 ‘어떤 이유로 종이 신문을 읽으십니까’ 항목을 알아본 결과 ‘상식을 쌓기 위해’가 39.3%, ‘습관이 들어서’가 31.1%를 차지한 반면, ‘취업을 준비하려고’ 항목은 9.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해 익명을 요구한 인문대 10학번 학생은 “종이 신문이 취업에 별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정보가 모여 있어 상식 쌓기에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에 “취업이라는 단기적 목적 대신 신문 읽기가 체화(體化)된 것 같다”며 “지속성 있는 동기로 신문을 읽기 때문에 긍정적인 지표”라고 말했다.
 한편 취업 목적을 가지고 신문을 읽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신문 읽기가 취업에 자동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의견도 있었다. ‘어떤 이유로 종이 신문을 읽으십니까’ 항목에 ‘기사 자체에 대한 흥미’를 선택한 김형진(생명대 식자경11) 씨는 “친구 중에 취업준비생이 있어 가끔 시사상식문제를 같이 풀곤 하는데 이 때 신문읽기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 인기의 양면

 문·이과 등으로 양분되는 종이신문과 달리 인터넷 뉴스는 전체적으로 높고 고른 인기를 보였다. ‘인터넷으로 뉴스를 읽으십니까’ 항목에 89.5%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52.2%의 학생들이 ‘하루에도 여러 번 인터넷 뉴스를 본다’고 답했다.
 인터넷 뉴스를 읽는 이유에 대해선 기사자체에 대한 흥미가 주된 요소로 꼽혔다. 57.1%의 학생들이 ‘기사 자체에 흥미가 있어서’ 인터넷 뉴스를 읽는다고 말했다. 이는 인터넷 뉴스를 읽는 학생 중 13%가 ‘상식을 쌓으려고’, 1.8%가 ‘취업을 준비하려고’라고 답한 것과 비교되는 답변이다. 김 교수와 종이 신문을 읽는 즐겨 읽는 학
생들은 이러한 현상이 의제 설정(Agenda Setting)에서 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종이 신문이 지면배치를 통해서 기사의 경중을 판단하는 데 비해 인터넷 뉴스는 흥미를 끌도록 선별된 뉴스만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상균(사범대 체교12)씨는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면 아무래도 관심있거나 보고 싶은 기사에만 눈길이 가는 데 비해 종이 신문은 지면배치를 통해 전체적인 사회 이슈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 뉴스가 고유의 컨텐츠를 가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재경 교수는 “인터넷 뉴스는 대부분 신문 기사를 재활용하는 것들이라 인터넷 고유한 컨텐츠를 품질검증을 거쳐서 내놓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인터넷 뉴스의 발전은 기술적인 의미 이상을 지니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수용자와 생산자 모두 노력해야
 종이 신문 구독률의 저하와 인터넷 뉴스가 인기인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뉴스 생산자와 독자 쌍방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주 교수는 “완성도가 아닌 흥미를 기준으로 기사를 배치하는 인터넷 뉴스 생성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최소한 원(原) 매체의 출처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경 교수는 저널리즘 선순환을 강조했다. 그는 “저널리즘 생산자는 수준 있는 기사에 대한 의지를 독자들에게 어필해야 한다”며 “수용자들 역시 수준 있는 기사에 대한 압박을 계속 가해야 한다”고 말하며 저널리즘 선순환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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