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무엇인가?”는 우리가 철학의 이해를 통해 답을 얻고자하는 질문들 가운데 중요한 하나이다. 우리 수업 역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각자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서양 철학사에서 인간의 본성 혹은 본질에 대한 논의가 어떤 방식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본다. 

  우리는 시대적 구분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이에 접근해 볼 수 있다. 첫째, 고. 중세 철학자들 대부분이 받아들였던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라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를 시작으로 당시 철학자들은 인간이 모든 다른 생물들과 동일하게 ‘생명의 원리’인 영혼을 지니고 있지만, 특별히 ‘사고 능력’을 담당하는 지성적 영혼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간인 한에서 모든 인간은 동일한 영혼을 소유하고 있으며, 몸에 의해 ‘나’와 ‘타자’가 구분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바로 이것이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의 인간에 대한 이해이다.

  둘째, 정념(Passions), 감정, 감성을 내세우는 근대철학자들의 이론이다. 이들에게서 이성은 참과 거짓의 구별 능력 혹은 계산, 추리하는 능력으로 제한된 의미를 지닌다. 데카르트는 사실 인간의 본성을 정념의 문제로 다룬다. 그에게서 ‘생명의 원리’로서의 영혼의 본질은 ‘생각하는 것’으로 바뀌며, 생명의 원리는 몸의 ‘심장’에 부여된다. 이때 ‘생각하다’는 단지 ‘반성작용’만이 아니라 감성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서 결국, ‘의식’을 말한다. 의식의 철학이 시작된 것이다. 인간은 세계 그리고 ‘자아’에 대해 의식하는 존재로 세워진다. 근대철학자들에게서 인간에 대한 이해는 지성, 이성, 감성, 기억, 상상력 등의 정신 능력에 대한 논의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전개된다. 이제 철학자들은 보편적 인간보다 개인에 관심을 갖게 되며, 데카르트에게서 시작된 주체로서의 인간 규정은 칸트에게서 한 획을 긋게 된다.

  셋째, 인간의 본성 자체를 부정하는 현대 실존주의이다. 니체(1844~1900)에 의해 시작된 고전철학에 대한 반론은 생철학을 거쳐 실존주의로 이어지는데, 실존주의자들은 인간이 ‘실존’한 ‘후’에 각자 자신의 ‘본질’을 만들어가는 존재라고 간주한다. 이들 가운데 특별히 키에르케고르(1813~1855)는 ‘신 앞에 선 단독자’로서의 개인을 중시한다. 그리고 사르트르(1905~1980)는 신을 거부하며 인간은 자신의 뿌리까지도 뽑아버릴 수 있는 즉, 자신을 무(無)화시킬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라고 파악한다.
 
 현 시대를 사는 우리는 위의 철학자들 덕분에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매우 다양한 답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어떤 답을 하는가는 각자의 몫이다.

 김선영 본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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