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철학자 앙리 아미엘은 “어떻게 늙어 가야 하는지 아는 것이야말로 가장 으뜸가는 지혜요, 삶이라는 위대한 예술에서 가장 어려운 장이다”라고 썼다. 어떻게 하면 건설적으로 노화하며, 자아 통합을 바탕으로 생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 조지 베일런트의 저서 <10년 일찍 늙는 법, 10년 늦게 늙는 법-하버드 대학 성인 발달 연구>*와 전문가의 의견을 중심으로 건설적인 노화의 요소를 살펴봤다.

 성숙한 방어기제를 지녀야
 조지 베일런트의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노화를 예측케 하는 일곱 가지 요소로 △비흡연과 젊음 유지 △알코올 중독 경험 없음 △알맞은 체중 △안정적인 결혼 △운동 △성숙한 방어기제 △교육년수를 꼽을 수 있다. 50대까지 흡연과 알코올 중독 경험이 없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알맞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70대 이후 신체건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하지만 신체 뿐 아니라 사회적·정신적 성숙으로 나아가는 건강한 노화를 위해서는 ‘성숙한 방어기제’의 형성이 필수적이다. 성숙한 방어기제는 인간이 스트레스나 불안을 느끼는 부정적인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무의식적으로 보호하려는 방안의 일환으로 상황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며 작동하는 심리 기제다. 베일런트는 “인간은 살면서 무의식적인 방어기제들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다”며 “뇌가 병들지 않는다면, 75세가 되서도 25세 때 보다 더 능수능란하게 그 기제들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서술했다. 그는 인간이 순차적으로 삶의 과제를 해결해 나가고, 고난을 겪을 때 바람직한 방어 전략들을 도입해나가면 균형감 있는 성공적인 노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발달의 과정에서 최선을
 인간은 하루하루 늙어간다. 노화는 이러한 발달의 한 측면이다. 김민희 교수(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발달의 과정을 이해하고, 자신의 발달과정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하면 잘 늙게 된다”고 말했다. 생애 주기에서 앞 단계의 발달이 뒷 단계의 발달을 이끌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대학생 단계부터 자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직면한 발달과업을 완수하려고 노력하면 성공적인 노화의 첫 걸음을 내딛는 것이라고 말한다. “평생 자기가 해왔던 일은 노년기의 얼굴을 통해 드러난다”며 김 교수는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사람은, 노년기에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회한보다는, 자아통합을 느끼며 행복함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령 통합적 시각도 필요해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어릴 때는 공부하고, 성인이 되면 일을 하고, 노인은 은퇴해 여가생활을 한다는 ‘연령 분절적’ 고정관념이 팽배하다. 한국노년학회 정순둘 편집장은 “노인이 돼 은퇴하면 사회생활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재교육을 받고 다른 종류의 일도 할 수 있다”며 “‘연령 통합적’인 시각을 갖고 일·여가·교육 개념이 결코 어떤 시기에만 딱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순둘 편집장은 노인도 젊은 사람처럼 활동할 수 있기에, 대학생도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노인을 바라보고, 동시에 자신의 노후에 대해 길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버드 연구: 이 연구는 인간 발달 조사로는 가장 오랫동안 진행된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대한 전향적인 연구로 1920년대 출생 하버드 법대생(268명), 1930년대 출생 보스턴 빈민(456명), 1910년대 출생 터먼 천재 여성들 세 집단에 걸쳐 진행됐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