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안팎에서도 세월호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작지만 의미 있는 움직임들이 있었다. 교내 곳곳에 학생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현수막과 노란 리본이 걸렸고, 정경대 후문에서는 본교 학생들에게 노란 리본을 나눠주는 캠페인이 진행됐다. 학교 밖 안암역 근처에 위치한 ‘C’ 인쇄소에서는 리본이 그려진 노란 포스터를 무료로 배포했다.

 학교 안, 학생들의 손길로
 4월 29일 오후 1시경, 정경대 후문에서 학생들에게 리본을 나눠주는 김세정(미디어12) 씨의 손이 분주하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학생의 가슴에 리본을 달아주기 위해서다. 리본 배포 캠페인을 진행하기 4일 전, 그녀는 정대 후문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처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써 붙였다. “이 사건이 이대로 잊히면 안 된다는 생각에 28일 정대 후문에서 피켓을 들고 일인시위도 했죠. 하지만 대자보를 쓰고 피켓을 드는 것보다 학생들이 직접 노란 리본을 받아 가슴에 달면 추모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생각에 직접 리본을 나눠주게 됐어요”
 리본 배포 캠페인에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참여해 세정 씨는 다섯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리본을 나눠줬다. “이날 캠페인을 진행하는 동안 300개가 넘는 리본이 배포됐어요. 더 많은 학생에게 나눠주고 싶었지만, 근처 상가에도 노란 리본이 다 팔리고 없어 배포를 끝낼 수밖에 없었죠.”
 리본 배포 캠페인이 끝난 오후 6시 30분, 그녀는 시청으로 발길을 향했다. 늦은 저녁 뜻을 함께한 학생들과 시청광장에서 합동추모를 하기 위해서다.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합동추모를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비록 제 행위는 미약하지만 이로 인해 많은 고대생이 추모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있어요.”

 학교 밖, 부모의 마음으로 


 안암역 근처에 위치한 ‘C’ 인쇄소의 안 씨 부부는 4월 넷째 주부터 노란 리본 포스터를 무료로 배포했다. “딸이 어렸을 적 많이 아팠어요. 딸이 수술실에 들어갈 때면 온종일 애가 타 아무것도 못 하겠더군요. 이번 세월호 사건을 지켜보면서 애가 타는 부모들의 마음이 너무나도 공감돼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과 학교 주변 상가에서도 포스터를 받아갔다. 배포되는 포스터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직접 쓴 대자보를 무료로 출력해 간 사람도 있었다. “입구에 포스터를 배포한다고 붙여 놓은 걸 보고 저희 인쇄소에 들어오게 됐다며 한 할아버지께서 대자보를 들고 오셨어요. 대자보에는 학생들을 향한 추모 글귀와 신속하지 못했던 대처에 대한 비판의 글이 쓰여 있었죠.
 안 씨 부부는 피해자와 그 부모에게 실질적으로 위안이 될 때까지 포스터를 무료로 배포할 생각이다. “많은 사람이 염원하면 기적은 일어나요. 생존자가 한 명이라도 더 늘어날 수 있다면, 그때까지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해볼 생각입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