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들의 해외직구가 열풍이다. 소비자들은 해외직구를 통해 국내에서 살 수 없는 물건을 구매하기도 하고,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제품은 물로 국내제품까지 구매하고 있다. ‘해외직구족’ 이라 불리는 소비자들은 해외배송 대행업체(예: 미국의 뉴저지, 댈러웨어 등 소비세가 없거나 낮은 지역에 위치)를 통해 외국의 브랜드 상품을 직접 주문한다. 물건을 주문할 때 배송대행업체의 물류센터 주소를 배송지로 적고 배송대행업체가 대신 물건을 받아 한국에 보내주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은 현지 판매가격에 배송비만 추가하여 상품을 받을 수 있다.

 해외 인터넷 쇼핑은 해마다 20%에서 50%씩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08년 해외직구는 195만 건이었는데 5년만인 지난해 5배 이상 늘어 1000만 건, 1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같은 연말 세일기간엔 평소보다 직구 건수가 30% 가까이 급증한다. 최근 직구대행 전문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으며, 해외직구 무료강의 출현, ‘직구의 신’ 이라는 용어 출현 등 요즘 직구에 열광하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직구족들이 모이는 카페엔 해외 쇼핑몰 이벤트 및 할인정보, 구매후기, 추천제품, 관부가세, 계산법, 통관불가 제품 안내, 고시환율, 제품불만 영문작성방법 등 각종 쇼핑 정보로 가득하다. 직구 고수들은 나라별 의류·신발 사이즈를 훤히 꿰고 있고, 그간 해외직구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반품 교환 취소 등도 자유롭게 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해외직구에 관심을 가지는 결정적인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해외직구를 통하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가격이 싸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해외직구에 열광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직구는 배송기간이 2∼3주 정도로 길고, 배송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높고, 직구 상품에 문제가 있어도 A/S를 받기 힘들다. 또한 공인된 사이트가 아니면 물건의 진위조차 확인하기 힘들다. 또한 소비문화의 차이로 인해 해외직구 구매로 인한 소비자후회 및 불만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의류나 신발 등의 경우 제품의 크기 등 표시방법이나 제도가 한국과 다르므로 자신에게 적합한 사이즈의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외국의 소비자와 우리나라 소비자의 선호와 취향이 다르고 소비자 태도 및 행동 등에서의 차이로 인해 구매 후 불만이 증가할 수 있다. 게다가 해외구매대행이라고 무조건 싸지 않으며. 배송비가 비싸기 때문에 충분한 사전 비교가 필수적이다. 필요 없는데도 싸다고 자꾸 구매하여 물건만 쌓여가는 과다소비나 충동구매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비타민 같은 건강보조식품은 들여올 수 있는 수량에 한도가 있다(총 6병까지 통관 허용, 그 이상은 의사진단서나 소견서 첨부). 일부 소비자들은 농수산물은 반입이 불가능하며(13년 11만 여건 폐기처분), 장난감 총이나 칼도 반송되거나 폐기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 배송비를 포함해 15만원이 넘으면 과세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도 많다. 면세 한도인 200달러를 넘긴 물품을 들여오면서 낮은 가격으로 신고하는 경우 관세를 물게 된다.

 어쨌거나 요즘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직구열품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 같은 열풍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소비패턴과 유통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로써 오프라인 유통업체, 온라인 쇼핑몰 등 유통업체 간의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내수시장이 위축될 수 있으며 GDP와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고 궁극적으로 가계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다. 해외직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제조, 유통업체의 경쟁력 강화는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기업의 적정한 가격책정, 유통시장의 효율성강화를 통한 가격경쟁력확보, 소비자니즈와 선호를 충족시키는 소비자 지향적 가격정책 및 마케팅 전략, 소비자신뢰를 우선으로 하는 기업경영, 병행수입활성화, 독점적 수입업체의 가격인하유도, 해외 소비자들을 위한 역직구활성화 등이 우리 기업과 소비시장의 과제로 귀착되고 있다.

▲ 허경옥 교수.







허경옥

성신여대 교수·생활문화소비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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