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 감성을 입힌 트로이카 작품 수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트로이카 : 소리, 빛, 시간 -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 전시회가 대림미술관에서 10월 12일 까지 열린다. 트로이카는 코니 프리어(Conny Freyer), 세바스차 노엘(Sebastien Noel), 에바 루키(Eva Rucki) 3인으로 이뤄진 그룹으로 뉴욕 현대미술관, 시카고 미술관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에서 전시전을 갖는 등 현대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이다. 트로이카는 자연을 인공적인 기술로 표현한 작품을 통해 ‘자연’과 ‘인위’의 역설적 융합을 이뤄낸다. 고희경 큐레이터는 “트로이카는 보는 것과 이해하는 것, 믿고 있는 것과 알고 있는 것 사이에 의문을 던진다”며 “관객들이 경험과 상상을 통해 보고 체험하고 느낄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일상과 기계
 빛이 비가 되어 떨어지는 것을 연상시키는 <폴링 라이트(Falling Light)> 작품은 인공적 기술과 자연적 아름다움의 조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트로이카의 대표작이다. LED조명이 부착된 레버의 수직적 움직임에 빛이 크리스털 렌즈에 가까워졌다 멀어지면서 전시장 바닥에 신비한 빛의 방울들을 만들어낸다. 고희경 큐레이터는 “빛의 비가 내리는 듯한 아름다운 작품”이라며 “딱딱한 기계로 인간의 감성을 자극시킨다”고 말했다. 검정색 잉크가 천천히 형형색색의 색깔로 번져나가는 모습을 찍은 작품 <스몰 뱅(Small Bang)>은 보이는 것과 실제는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희경 큐레이터는 “크로마토 용지를 사용하여 처음 찍었던 잉크가 점점 벌어져나가는 어떤 속성이 들어있는지 보는 작품”며 “대상의 본질을 찾아내가는 과정을 잉크로써 표현해낸 것이다”라고 말했다.

 폴링 라이트 작품이 빛으로 관객들을 이끌었다면 <일렉트로프로브(Electroprobe)>는 기계적 소리로 관객들의 시선을 끈다. 고희경 큐레이터는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전자기기들이 가진 각각의 전자파 소리를 들려주는 작품이다”라며 “기계마다 다른 소리의 전자파가 들린다”라고 말했다

 어제의 날씨를 반영하는 <더 웨더 예스터데이(The Weather Yesterday)>는 실제로 서울 기상청에서 데이터를 가져온다. 일기예보로 내일 날씨만을 걱정하는 현대인들에게 어제의 날씨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으로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을 시사한다.

 자연과 우주에 대한 성찰

▲ 라이트 드로잉(Light Drawing). 사진│대림미술관 제공
 물, 바람, 빛 등 대자연과 우주를 다룬 작품들도 눈에 띈다. 밧줄이 계속 돌며 분수형태를 이루는 작품인 <퍼시스턴트 일루전스(Persistent Illusions)>는 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을 표현하는 동시에 현실과 이상 사이의 거리를 나타낸다. 권 큐레이터는 “물처럼 밧줄이 뿜어져나오고 뿜어져 나온 밧줄이 사이클처럼 반복된다”며 “밧줄로 영원히 돌아간다는 것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바람을 표현한 <레이브란스(Labyrinth)>는 [사진없음]미로 속에서 연기가 출구를 향해 움직이는 경로를 그렸다. 바람의 움직임을 그린 것이다. 권 큐레이터는 "인위적 표현을 통한 작품이 아닌 자연이 직접 그린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인간이 만든 미로와 그것을 지나가는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했다.

 <라이트 드로잉(Light Drawing)>은 전기가 그림을
▲ 아케이즈(Arcades). 사진│대림미술관 제공
그리면 어떤 형태일까라는 호기심에서 나온 작품으로 종이가 전류에 타들어가며 만들어진 작품이다. 권 큐레이터는 “5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고 항상 같은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며 “강줄기 혹은 나무뿌리 같은 자연적 드로잉을 선보인다”고 했다.

 <아케이즈(Arcades)>는 빛이 만든 아치형태의 공간이 작품이다. 빛은 항상 직진하는데, 빛을 굴절시켜 사색과 명상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고딕양식의 아치는 종교와 과학이 결합한 공간으로 이어진다. 권 큐레이터는 “빛을 휘어지게 할 수 있다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도전을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 더 썸 오브 올 파서빌리티스(The Sum of All Possibilities). 사진│대림미술관 제공
 트로이카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만든 <더 썸 오브 올 파서빌리티스(The Sum of All Possibilities)>는 매우 정밀하게 조직된 우주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다. 작품 안에 있는 선들이 돌아가면서 다양한 형태를 나타낸다. 권 큐레이터는 “선들이 모아지고 틀어지기를 반복하면서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며 “제한된 공간 속에서 무한한 듯 변화하는 패턴을 나타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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