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그룹 스터디룸이 일부 학생들의 몰지각한 행태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용 후 스터디룸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퇴실하고, 개인 열람실에서 할 공부를 스터디룸에서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기적인 이용행태

▲ 그룹 스터디룸을 혼자 사용하는 학생. 사진제공│김현수(자전 경영09) 씨

 일부 비양심적인 이용자로 인해 때문에 그룹 스터디룸이 필요한 학생들이 제 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시험기간에 조별과제가 필요해 그룹 스터디룸을 사용하고자 했지만, 예약이 다 차있어서 사용하지 못했다는 박희재(공과대 건축13) 씨는 “막상 스터디룸에 가보면 각자 개인 공부를 하고 있어서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의 학번을 빌려 그룹 스터디룸을 예약하고 실제로는 한 두 명만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과학도서관 내 그룹 스터디룸을 관리하는 유미영 과학정보관리부 과장은 “현재 8명 정원인 과학도서관 그룹 스터디룸을 예약하기 위해선 4명 이상이 예약신청을 해야 한다”며 “애인이나 친한 친구 두세 명이 같이 공부하기 위해 다른 학생의 학번을 빌려 이용하는 것을 직원이 적발해 낸 적도 있다”고 전했다.

 기본적인 에티켓도 없어
▲ 뒷정리가 안 된 그룹 스터디룸. 사진제공│김현수(자전 경영09) 씨
 그룹 스터디룸을 이용한 후 쓰레기를 치우지 않거나 화이트보드를 지우지 않는 등 뒷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김현수(자전 경영09) 씨는 “현대자동차관 지하 2층 그룹 스터디룸 벽의 필기가 하나도 지워져 있지 않았다”라며 “쓰레기가 널브러진 것은 아니었어도 보기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그릇을 두고 가는 경우와 스터디룸에서 생일 파티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현대자동차관 스터디룸에서 친구의 생일 파티를 한 적 있는 A씨는 “그룹 스터디룸 벽에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적고 뒷정리를 안 하고 간 적이 있다”라며 “다른 학생들을 생각하지 못한 행동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정만으론 해결 못 해
 음식물 반입 금지나 고성방가 금지, 자리이탈 금지 등을 알리는 글이 그룹 스터디룸 내 벽과 책상에 붙어있지만 무용지물이다. 과학도서관의 경우 비양심적인 이용에 따른 명시적인 처벌규정은 없고 직원에게 발견될 경우 구두로 주의를 주는 형식이다. 백주년기념관과 중앙광장의 경우 그룹 스터디룸을 포함한 열람실 내 커피 반입이나 부정출입과 같은 사안에 대해서 일정 기간 열람실 출입을 금지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그룹 스터디룸에서 개인 공부를 하거나 학번을 빌려 그룹 스터디룸을 예약하는 문제들에 대해선 명확한 단속기준이 없다.

 이에 유미영 과장은 “학생들의 비양심적인 이용을 잡아내기 위해선 사실상 직원들이 실사를 나가는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2011년 초 그룹 스터디룸 사석화 문제가 크게 불거졌을 당시 감시하기 위해 1시간 마다 실사를 나가 다른 업무를 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백주년기념관 내 열람실을 관리하는 주태훈 학술정보디지털부 과장도 “직원이 실사를 나가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학생들이 서로 지켜봐 주면서 직원에게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발적인 의식개선이 우선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CTV 설치나 강력한 규정을 명시하기보다는 학생들의 의식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유미영 과장은 “직원들이 그룹 스터디룸 실사를 나간다고 해도, 퇴근 시간 이후에는 감시가 이뤄질 수 없다”며 “무엇보다도 학생 스스로의 의식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주태훈 과장 또한 “대학교 열람실은 학생의 자치공간이고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할 곳”이라며 “열람실 이용 규칙을 두고 규제를 앞세우며 하나하나 지적한다는 것은 대학의 격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