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부스가 설치된 지 1년 6개월이 흘렀지만 이용자가 적고 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흡연부스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45대 안암총학생회(회장=박종찬, 안암총학)는 2012년 10월, 중앙광장과 과학도서관 뒤편에 흡연부스 설치를 요구했다. 이에 본교는 각 2600만원의 교비를 들여 흡연부스를 설치했지만 해를 거듭하며 흡연부스의 관리책임도 불분명해졌다. 서민호(문과대 영문09) 씨는 “흡연부스는 이용자가 적고 관리도 되지 않고 있다”며 “문제점만 안고 있을 바에는 없애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리 안 되는 흡연부스

▲ 사용하는 학생은 없지만 에어컨과 집진기는 계속 가동중이다. 사진 | 차정규 기자 regular@

  흡연부스 내부에는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풍기, 집진기, 에어컨이 설치돼 있다. 7일부터 11일까지 하루 4번(1시, 9시, 13시, 21시)씩 총 20차례 중앙광장 흡연부스에 방문한 결과, 부스 안의 에어컨과 집진기는 매번 가동 중이었다. 집진기 제조회사인 ㈜토넥스크린에어의 직원 임익임(40·여) 씨는 “집진기는 연기를 다 빨아들이면 자동으로 꺼지기 때문에 항상 켜있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에어컨은 단순 온도 조절기능만 한다”며 “에어컨은 필요에 따라 껐다 켜면 된다”고 말했다. 항상 가동 중인 에어컨은 흡연부스의 환기를 어렵게 한다. 흡연부스를 막 이용하고 나온 김재승(문과대 불문07) 씨는 “에어컨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해 담배냄새가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이기에 흡연부스의 1차적 관리주체는 안암총학과 학생지원부이지만 실질적인 책임자는 없는 실정이다. 박종찬 45대 총학생회장은 “처음에 흡연자의 흡연권과 비흡연자의 혐연권 문제로 흡연부스를 설치했는데, 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며 “흡연부스를 교비로 설치한 만큼 학교 측에서 관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지원부의 박용준 주임은 “막대한 교비를 투입해 설치했고, 이후에도 필터 교체비, 관리유지비 등 지속적인 비용이 들고 있다”며 “흡연부스의 사소한 시설 관리까지 학교에 맡기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현 안암총학에서도 흡연부스 관리자까지는 손이 미치지 않고 있다. 이나영 안암부총학생회장은 “현재 총학에서 흡연부스를 관리하는 사람은 없다”며 “2학기에 진행할 흡연부스 및 흡연문화에 대한 정책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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