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본부가 일반사망 판정을 뒤집고 8월 14일 순직 결정을 내린 故 김지훈 일병(정경대 경제12)의 이장식이 8월 29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치러졌다. 이장식 당일 유가족을 비롯해 故 김지훈 일병의 대학교 동료, 고등학교 친구 등 90여 명의 추도객이 발걸음 했다.
현충원 이장식에 앞서 유가족과 추도객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공군 제 15비행단에서 추모식을 가졌다. 추모식은 故 김지훈 일병이 생전에 지냈던 생활관 앞에서 진행됐다. 추모를 위해 제단 위에 김 일병의 사진과 납골함이 놓이자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졌다. 김 일병의 아버지는 차마 아들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허공을 바라보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고인에 대한 짧은 묵념을 마치고 아버지와 친구들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공군참모총장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글은 동료 교수가 대독했다. “최차규 공군참모총장님, 하루도, 한 시간도 그냥 지내지 못합니다. 바람만 불어도 돌아보고, 작은 소리만 나도 답답해집니다. 거리의 청년만 보아도 가슴이 저려옵니다. 지훈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 두 사람을 용서하고 싶습니다. 떠난 제 아들도 원할 것입니다. 그러나 응당 받아야 할 벌을 제대로 치르고 나서야 그들도 마음이 편할 것입니다. 이 고통에 동참해 주십시오.”
다음으로 송명호(두원공과대 건축디자인08) 씨가 친구들을 대표해 추모 글을 낭독했다.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 처음으로 순직이라는 성과를 보았다. 1년여 만에 처음 본 성과이니 잠시나마 기뻐하는 정도는 괜찮겠지 싶다.” 이어 명호 씨가 “하지만 너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그 한 가지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아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말하자 추도객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유가족과 추도객의 헌화로 15비행단에서의 추모식 절차가 모두 끝났다. 추모식이 마무리된 후 공군이 마련한 차량을 타고 현충원으로 이동했다. 이장식은 현충원 영현 봉안식장에서 분향과 배례 후 충원당에 유골을 봉안하는 순으로 치러졌다.
봉안식장에 유가족과 추도객이 모두 착석하자 고인에 대한 경례를 시작으로 유가족 대표의 분향과 유가족 및 추도객의 분향이 진행됐다. 분향이 시작되자 식장에는 애도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사회자가 유가족 대표를 호명하자 故 김지훈 일병의 아버지가 단상에 올랐다. 아버지는 고개를 숙이고 한 동안 아들의 사진을 쳐다보다 결국 눈물을 흘렸다. 이어진 유가족 및 추도객 분향에서는 자리한 모든 유가족과 추도객이 단상에 올랐다. 김 일병의 어머니는 한 손으로 아들의 사진을 꼭 붙잡고 연신 사진을 쓸어내리며 오열했다. 정해진 분향 시간이 지났지만 사회자도 ‘분향을 마친 유가족은 자리에 착석하시기 바랍니다’는 말을 잇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다. 마지막으로 15비행단 관계자의 분향이 끝나자 김 일병의 납골함이 충원당으로 옮겨져 봉안됐다.
故 김지훈 일병과 고등학교 시절 밴드 동아리를 함께 했던 이태양(남·23) 씨는 15비행단에서 복무했을 당시 같은 비행단 소속 병사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태양 씨는 “당시 얘기는 들었는데 그게 지훈이였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됐다”며 “순직처리가 돼서 다행이지만 이 사실을 늦게 알게 돼서 지훈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