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본부가 일반사망 판정을 뒤집고 8월 14일 순직 결정을 내린 故 김지훈 일병(정경대 경제12)의 이장식이 8월 29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치러졌다. 이장식 당일 유가족을 비롯해 故 김지훈 일병의 대학교 동료, 고등학교 친구 등 90여 명의 추도객이 발걸음 했다.

▲ 사진 | 차정규 기자 regular@

  현충원 이장식에 앞서 유가족과 추도객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공군 제 15비행단에서 추모식을 가졌다. 추모식은 故 김지훈 일병이 생전에 지냈던 생활관 앞에서 진행됐다. 추모를 위해 제단 위에 김 일병의 사진과 납골함이 놓이자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졌다. 김 일병의 아버지는 차마 아들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허공을 바라보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 사진 | 차정규 기자 regular@

  고인에 대한 짧은 묵념을 마치고 아버지와 친구들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공군참모총장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글은 동료 교수가 대독했다. “최차규 공군참모총장님, 하루도, 한 시간도 그냥 지내지 못합니다. 바람만 불어도 돌아보고, 작은 소리만 나도 답답해집니다. 거리의 청년만 보아도 가슴이 저려옵니다. 지훈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 두 사람을 용서하고 싶습니다. 떠난 제 아들도 원할 것입니다. 그러나 응당 받아야 할 벌을 제대로 치르고 나서야 그들도 마음이 편할 것입니다. 이 고통에 동참해 주십시오.”
다음으로 송명호(두원공과대 건축디자인08) 씨가 친구들을 대표해 추모 글을 낭독했다.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 처음으로 순직이라는 성과를 보았다. 1년여 만에 처음 본 성과이니 잠시나마 기뻐하는 정도는 괜찮겠지 싶다.” 이어 명호 씨가 “하지만 너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그 한 가지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아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말하자 추도객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유가족과 추도객의 헌화로 15비행단에서의 추모식 절차가 모두 끝났다. 추모식이 마무리된 후 공군이 마련한 차량을 타고 현충원으로 이동했다. 이장식은 현충원 영현 봉안식장에서 분향과 배례 후 충원당에 유골을 봉안하는 순으로 치러졌다.

  봉안식장에 유가족과 추도객이 모두 착석하자 고인에 대한 경례를 시작으로 유가족 대표의 분향과 유가족 및 추도객의 분향이 진행됐다. 분향이 시작되자 식장에는 애도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사회자가 유가족 대표를 호명하자 故 김지훈 일병의 아버지가 단상에 올랐다. 아버지는 고개를 숙이고 한 동안 아들의 사진을 쳐다보다 결국 눈물을 흘렸다. 이어진 유가족 및 추도객 분향에서는 자리한 모든 유가족과 추도객이 단상에 올랐다. 김 일병의 어머니는 한 손으로 아들의 사진을 꼭 붙잡고 연신 사진을 쓸어내리며 오열했다. 정해진 분향 시간이 지났지만 사회자도 ‘분향을 마친 유가족은 자리에 착석하시기 바랍니다’는 말을 잇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다. 마지막으로 15비행단 관계자의 분향이 끝나자 김 일병의 납골함이 충원당으로 옮겨져 봉안됐다.

  故 김지훈 일병과 고등학교 시절 밴드 동아리를 함께 했던 이태양(남·23) 씨는 15비행단에서 복무했을 당시 같은 비행단 소속 병사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태양 씨는 “당시 얘기는 들었는데 그게 지훈이였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됐다”며 “순직처리가 돼서 다행이지만 이 사실을 늦게 알게 돼서 지훈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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