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필즈상을 수식하는 용어로 ‘처음’이 많이 등장했다. 사상 처음으로 여성 수상자와 개발도상국에서 학위를 받은 수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해 필즈상을 수상한 4명의 수학자들은 어떤 분야를 주로 연구했을까.
 
  마틴 헤어러 (Martin Hairer, 39세, 영국 워릭대 교수)
  오스트리아 출신의 헤어러는 확률편미분방정식에 대한 연구 업적으로 필즈상을 수상했다. 2001년 스위스

▲ 사진제공 | ICM 공식 홈페이지
제네바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아 필즈상을 수상한 두 번째 물리학자가 됐다. 그는 점성을 가진 유체 의 운동을 기술하는 비선형 편미분 방정식인 ‘확률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이해할 수 있는 원리를 발견했다. 또한 비선형 확률편미분방정식의 곡선이 어느 곳에서나 접선을 가지며, 그것이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구조라는 것을 밝혀냈다.
  헤어러는 “2000년 전에 성립된 수학이론이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처럼 한 번 성립된 수학의 이론이나 명제들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며 “수학만이 지닌 매력에 끌려 열심히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만줄 바르가바(Manjul Bhargava, 40세, 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인도계 미국인인 바르가바는 대수적 정수론(Algebraic Number Theory)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어냈다. 1801년, 가우스(Johann Carl Friedrich Gauß)는 그의 저서 ‘산술연구’에서 2차 다항식 집단에 대한 연산법칙을 발표한 바 있다. 바르가바는 이 내용을 확장시켜 13개의 새로운 연산법칙을 발견했다. 연산법칙은 정수론의 기초 구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수학자들 사이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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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금융 거래나 신용카드 등의 암호에 활용되는 ‘타원곡선 암호’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찾아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저차원 환의 개수를 계산하고 타원곡선에서는 유리수 해 집단의 평균차원에 대한 상한을 성립했다.
  그는 “인도에선 아이들이 원하는 길을 존중하기 때문에 어떠한 압박도 없이 오로지 수학의 깊은 이해에 초점을 둔 공부가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내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며 즐길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투르 아빌라(Artur Avila, 35세,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석학연구원)

  아빌라는 역학계 및 스펙트럼 이론 분야를 주로 연구했다. 브라질 출신으로 브라질 국립순수응용수학원(IMPA)을 졸업했다. 그는 남미 최초이자 개발도상국 대학 출신 최초의 필즈상 수상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아빌라는 동력학계(dynamical system)의 움직임에 관한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이론을 제공한 공로로 필즈상을 수상했다. 동력학계는 이산적 역학계(Discrete Dynamical System)와 연속적 역학계(Continuum Dynam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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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로 나뉘는데, 이 둘을 함께 연구하는 경우를 혼합 역학계(Hybrid Dynamical System)라 한다. 아빌라는 동력학계에서 혼합이 실패하는 것을 설명해주는 ‘약한 혼합’ 개념을 연구해 거의 모든 동력계가 약한 혼합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나아가 동력학계의 접근 방법을 해석학에 적용했는데, 양자역학 분야의 수학방정식인 슈뢰딩거 방정식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였다.
  그는 “IMPA의 개방적 연구 문화로 수학을 어렵지 않게 학습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브라질 수학계를 대표하는 상징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리암 미르자카니 (Maryam Mirzakhani, 40,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
▲ 사진제공 | ICM 공식 홈페이지

  미르자카니는 필즈상 역사상 최초의 여성 수상자다. 중동 출신 최초의 수상자이기도 하다. 미르자카니는 기하학과 동력학계 분야를 주로 연구했다. 그녀는 ‘리만 곡면의 모듈라이 공간에 대한 이론’과 ‘쌍곡곡면의 측지선의 개수’를 연결시키는 새로운 방법으로 끈 이론의 대가인 위튼(Edward Witten)의 추측을 증명했다. 위튼은 끈 이론을 연구하던 중 5개의 끈들이 각각 다른 극한 값을 가지는 해라는 이론을 제시한 바 있다.
미르자카니의 연구는 모듈라이 공간의 부피를 측정할 수 있게 한 열쇠가 됐다. 모듈라이 공간은 ‘끈 이론(모든 물질이 진동하는 작은 끈으로 이뤄져 있다는 이론)’의 배경집합이다. 이 증명은 쌍곡기하학, 복소해석학, 위상수학, 동역학계 등에 모두 영향을 준다. 특히 우주의 정확한 모양과 부피를 파악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녀는 “수학을 하면서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내가 재능 있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개인 안에 내재된 창조성을 발현해줄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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