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한국 못지않게 학구열이 강한 나라다. 대학 진학률도 높으며 세계 순위권 대학인 국립타이페이대학교도 있다. 하지만 그 안의 대학문화는 한국과 차이를 보인다. 4명의 대만 대학생에게 들은 이야기를 통해 대만 대학생의 하루를 재구성했다.
 
   지하철과 자전거를 타고
   아침 8시, 아이폰의 알람이 켄트 양(Kent Yang, 국립타이페이대 3학년)을 깨운다. 부스스 일어난 그는 씻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빠르게 외출 준비를 마치고 아침을 먹을 겨를도 없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그가 재학 중인 국립 타이완대학교로 가기 위해서다. 대만의 지하철에서는 음식물 섭취가 금지돼있다. 그래서인지 지하철 내부는 깨끗하고 조용하다. 켄트는 이어폰을 꼽았다. 음악을 듣기도 하지만 그는 주로 토플(TOEFL) 듣기영역을 듣는다. 기계공학과에서 영상처리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그는 미국의 컴퓨터 과학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위해 영어공부에 한창이었다.
 
  국립 타이완대학 정문 앞. 공관(公館)역에 도착했다. 학교 앞에서 그는 아침으로 샌드위치와 밀크티를 샀다. 밀크티를 너무 좋아해 하루에도 3병 정도 먹는 그이지만 최근엔 너무 많이 먹는 것 같아 자제하는 중이다.
 
   국립타이완 대학의 면적은 1,147,200 m²으로 본교 안암캠퍼스(569,910m²)의 2배 정도이다. 건물 사이의 거리가 멀어 대부분의 학생은 캠퍼스 안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하지만 그는 학교의 경치를 보며 걷는 것을 좋아해 주로 걷는 편이다.
 
   공강시간엔 교내 체육관으로

 니에량유(聶良与, 국립타이페이대 4학년)의 수업은 오전 8시 30분에 시작한다. 오전에는 수업이 2개가 있다. 그는 하루에 3~4개의 수업을 듣는데 강의 당 평균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다. 오전 수업 2개가 끝난 후 그는 자전거를 타고 학생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학생식당에는 만두, 딤섬, 청경채 볶음, 우육면 등 다양한 대만 음식이 진열돼있다. 학생식당은 원하는 음식을 그릇에 담고 무게를 잰 후 무게에 따라 값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점심을 먹고 수업이 없는 그는 체육관으로 향했다. 오후 4시 전공 스터디 전까지는 여유가 있었다. 그는 공강 시간 대부분을 체육관에서 보낸다. 체육관에는 수영장과 농구장, 탁구장 등의 시설이 있고. 그는 보통 수영과 농구를 즐긴다.
 
   운동 후 그는 도서관 2층에 있는 로비로 향한다. 다음 주에 있을 토론수업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스터디를 마히고 오후 6시가 돼서야 그의 학교일과가 모두 끝났다.
 
   군복무의 부담
   벤슨 첸(Benson Chen, 쉔장대 4학년)은 국제경영을 전공하고 있다. 오후 5시 30분, 그의 수업이 모두 끝
났다. 수업을 마치고 같은 과 친구들과 단골 식당인 ‘라오왕지 뉴러우멘(老王記牛肉麵)’으로 향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 그는 매콤한 우육면을 골랐다. 친구들과 함께 있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갑자기 졸업 후 가야하는 군대 얘기가 나왔다. 4학년인 그는 내년에 군대에 입대해야한다. 대만의 군복무 기간은 12개월로 한국보다는 짧다.
 
   최근 대만 정부는 2015년부터 징병제를 폐지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1995년생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라 벤슨은 해당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군 입대를 준비해야 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그는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쇼핑을 한다. 그는 오늘 옷을 사러 시먼딩(西門町)으로 향했다. 이곳저곳 아이쇼핑을 하던 그는 유니클로에서 반바지를 하나 샀다.
 
   술 대신 차나 주스를
   밤이 되기 전 후앙핑위(黃禀彧, 타이중사범대 4학년)는 기숙사에 돌아갔다. 클럽을 가는 친구들도 드물게 있지만 그녀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그녀는 자정이 넘은 밤에 돌아다닌 적이 거의 없다. 늦은 시간까지 연 가게들이 적어 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술을 즐기지도 않는다. 대만은 한국과 달리 별다른 술 문화가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후앙핑위가 다니는 대학 주변엔 술집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친구들과 늦은
▲ 사진 | 차정규 기자 regular@
저녁 카페에서 차나 생과일 주스를 즐겨 마신다. 
  
   밤에는 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한 스린야시장(士林夜市)을 비롯해 동네에 수많은 야시장들이 선다. 후앙핑위는 가끔 단짝 친구와 야시장에서 쌀국수나 꼬치 등을 야식으로 먹곤 했다. 고약한 냄새가 나서 세계 4대 악취 음식으로 꼽힌 취두부 역시 그녀가 좋아하는 야식 메뉴 중 하나다. 야시장에서 친구와 간단한 쇼핑을 즐기고는 집에 돌아가 다음 날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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