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자원이 점차 고갈되고 자연환경을 보존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전 세계가 ‘대체에너지’ 연구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대체에너지 중 환경 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기존 화석연료에 비해 효율이 크게 뒤지지 않는 바이오 연료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 중 현실적으로 국내에 도입 가능한 바이오 연료에 대해 김태구(Flexible Device 연구센터) 교수에게 물었다. 김 교수는 현재 본교 세종캠퍼스에서 <환경과 자원>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디젤, 제일 현실성 있어
  김 교수는 “바이오디젤이 가장 현실성 있는 바이오 연료”라 말했다. 바이오디젤이란 일반적으로 메틸 에스터(Fatty Acid Methyl Ester, FAME)라고도 불리며 유채유, 대두유 등의 식물성 기름이나 폐식용유를 촉매, 에탄올과 반응시켜 에스테르화한 기름이다. 에스테르화란 알코올을 원료로 하여 적당한 시제를 사용하여 에스테르를 만드는 반응으로, 에스테르(ester)는 산과 알코올에서 물을 제거할 때 생성하는 화합물이다. 바이오디젤은 경유와 물성이 비슷해 경유에 대체 또는 혼합하여 디젤 차량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는 바이오디젤을 국가에서 만들 수 있는 2가지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폐식용유를 이용한 방식이 있다. 2009년, 농촌진흥청은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로 전환시키는 ‘염기성 고체 촉매제 합성기술’을 개발했다. 이전에도 폐식용유에 수산화칼륨(KOH)이나 수산화나트륨(NaOH)을 촉매제로 사용하면 바이오디젤을 생산할 수 있었지만, 소석회와 수산화칼륨을 혼합한 고체촉매제를 사용해 생산효율을 30%정도 향상했다. 김 교수는 “기술이 있지만 폐식용유 수거가 제대로 안돼서 못하고 있는 방식”이라며 “폐식용유를 전국 음식점부터 모으기 시작해 차근차근 개별 가구에서까지 걷어 들이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 아주까리

  둘째는 아주까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아주까리는 피마자라고도 불리는 쌍떡잎식물이다. 김 교수는 “아주까리는 기름을 짜기만 해도 바이오디젤 원료로 바로 쓸 수 있고 찌꺼기는 비료로도 쓸 수 있어 경제적”이라며 “전국에 유휴지로 남아있는 땅에 아주까리를 심으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바이오연료의 선두주자인 브라질에서도 정부차원에서 아주까리를 심는 것을 장려한다. 김 교수는 “이처럼 농업을 이용한 방식은 노인의 재취업과도 연결시켜 복지차원에서도 장려될 수 있는 사업”이라 말했다.

 악취 나는 슬러지의 재발견
  김 교수는 이어 “바이오가스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바이오 연료”라고 말했다. 바이오가스는 미생물의 작용에 의하여 폐기물에서 생성되는 메탄가스다. 이를 열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하수처리 또는 정수과정에서 생긴 침전물인 슬러지를 바이오가스에서 가장 최적의 원료로 꼽았다.

  현재 슬러지의 대부분은 건조과정을 거쳐 화력 발전소의 연료로 사용된다.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enewable Portfolio Standard, RPS) 때문이다. 이 제도에 따르면 에너지사업자는 공급량의 일정비율을 신재생 에너지로 채워야 한다. 김 교수는 북유럽의 예를 들며 슬러지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그는 “북유럽 같은 경우는 슬러지를 잘 이용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있다”며 “슬러지는 세계 어디에나 있고 모든 유기물들이 섞여 있는 침전물이기 때문에 연료를 뽑아낼 수 있는 영양가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실제 부산시 강서구가 2011년, 하수 슬러지를 연료로 활용하는 MOU를 한 건설업체와 체결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바이오가스 이용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지는 못했다. 김 교수는 “메탄가스가 잘 정제되면 LNG보다도 더 열량이 좋은 가스가 나올 수 있다”며 “바이오 가스 이용이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화석연료 수입이 획기적으로 줄 것”이라고 말했다. LNG는 액화천연가스라고도 불리며 가스전(田)에서 채취한 천연가스를 정제하여 얻은 메탄을 냉각해 액화시킨 것이다. 공해물질이 거의 없고 열량이 높아 우수한 연료로 손꼽히며 주로 도시가스로 사용된다.

▲ 쓰레기라고 여기던 것들을 바이오가스로 재활용하면 고부가가치화가 이뤄진다.자료제공 | 김태구 교수
 
 바이오 벤처 사업에 도전을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바이오 연료 벤처사업에 도전해야 한다”며 “특히 미세조류는 광합성과 염분만 맞춰주면 쉽게 키울 수 있어 학생들도 접근하기 쉬운 원료”라 말했다. 미세조류는 광합성 색소를 가지고 광합성을 하는 단세포생물들에 대한 통칭이다. 강이나 호수, 폐수에서도 서식해 사탕수수, 콩 등과 같은 다른 육상식물보다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3년, 건국대 학생들은 버려지는 폐 페트병과 폐철골, 건국대 캠퍼스 내 호수 물을 이용해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조류인 클로렐라를 대량 배양하고 나무열매처럼 수확할 수 있는 특이한 조류 배양장치를 개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바이오 연료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주저하지 말고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 뛰어들어야 앞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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