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등학교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초록색 망이 쳐진 야구장. 강렬히 내리쬐는 9월의 햇빛 아래 유니폼을 입은 덕수고 야구부 선수들이 연습에 한창이었다. 근 1년 만에 모교 덕수고를 방문한 야구부 신인 루키 김규남(사범대 체교14, 우익수) 선수는 고교 시절을 회상하며 “고교 야구부 시절은 규율도 엄격했고 참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 추억이었다”고 말했다.

  김규남 선수는 1학년이지만 ‘제 7회 KBO총재기 전국대학야구대회’에서 4번 타자로 활약하는 등 이번 정기전의 4번 타자로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새내기 주전을 맡은 그를 있게 한 것은 덕수고 야구부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덕수고 야구부 시절 김규남 선수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로 5번 타자로 활약한 적도 있다.
 
   야구장 안에서의 김규남 선수는 승부욕이 넘쳐나는 선수였다. 고등학교 시절 김규남 선수를 가르친

덕수고 김지민 코치는 야구장에서의 김규남을 ‘완벽주의자’라고 표현했다. 김지민 코치는 “규남이는 지는 것을 스스로 용납하지 못해 경기에 지고서 울었던 적도 있다”며 “평상시엔 숫기가 없어서 말도 잘 안하고 조용한 친구였는데 운동장에만 서면 태도가 180도 바뀐다”고 말했다.

  승부욕으로 뭉친 고교 시절 김규남 선수는 ‘연습 벌레’였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남들보다 더 많이 연습했다. 덕수고 야구부의 훈련은 오후 10시 30분에 마치지만 김규남 선수는 새벽 1시까지 남아서 배팅 연습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곤 했다. 김지민 코치는 “조금만 연습해도 실력이 확 느는 선수도 있지만 규남이는 딱 연습하는 만큼만 실력이 느는 선수”라며 “스스로도 이 점을 잘 알기에 죽도록 연습해서 지금의 실력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남 선수의 대학 진학 결정에 대해 주변에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많았다.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 구단에 입단하지, 왜 대학에 진학하느냐’는 것이었다. 실제로 김규남 선수가 출전했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대학 진학을 결정한 두 명의 선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김규남 선수는 “고등학생 때는 아직 신체적으로도 다 성장하지 않았고 경험도 부족해 대학 야구부에서 좀 더 성숙한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두의 만류에도 김규남 선수를 지지했던 건 바로 김지민 코치였다. 김지민 코치는 “당장 앞만 보고 프로 구단 입단을 결정하기보다 먼 미래를 본다면 대학 야구부에 들어가 실력을 키우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하며 대학 진학을 결정한 김규남 선수의 소신 있는 결정을 응원했다.
김규남 선수는 “덕수고 야구부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당시 대학 진학을 지지해줬기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며 “처음인 고연전에 열심히 임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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