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고대신문DB

2013년 3월부터 고려대 럭비부는 비정기전과 정기전에서 연세대에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김성남 고려대 럭비부 감독은 “우리가 이전에 이겼던 경기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매 경기 새로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정기전에서 19대 17로 승리한 고려대가 이번 정기전에서도 승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요 전력을 살폈다.

 2014 비정기전은 모두 승리
  고려대 럭비부의 분위기는 상승세다. 올해 맞붙었던 2번의 비정기전에서 고려대는 2경기 모두 연세대에 승리했다. 특히 6월에 열린 ‘서울시장기 럭비대회’에서 고려대는 연세대에 27점의 점수 차이로 승리했다. 일반적으로 럭비에서 27점은 큰 차이는 아니지만, 고려대와 연세대의 관계에선 매우 의미가 있다. 박기행 전 럭비국가대표 감독은 “연세대에게는 패배가 치욕스러웠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2014 전국 춘계럭비리그’에서도 연세대를 15:1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강인정 포스코 럭비팀 감독은 “최근 고려대 전력은 연세대보다 6:4 정도로 우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어느 때보다 빠른 백스
  고려대 럭비부의 백스(후방의 수비와 공격 때 돌파를 담당하는 포지션)는 현재 최고의 선수 구성을 갖추고 있다. 특히 럭비경기에서는 선수들의 스피드가 중요한 만큼 빠른 발을 가진 장성민(사범대 체교11, Full back)과 정연식(사범대 체교12, Wing) 선수가 고려대의 주 전력으로 작용한다. 장성민 선수는 100m를 11초 중반에, 정연식 선수는 11초 초반의 주력으로 상대진영을 손쉽게 돌파하는 능력을 갖췄다. 두 선수는 ‘아시아 세븐 시리즈 럭비대회’에서 자신의 강점인 스피드로 대부분 경기에서 다수의 트라이(상대편 골라인을 통과해 지면에 공을 갖다 놓는 것)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정연식 선수는 이번 대학생 럭비 선수로 유일하게 ‘2014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차출되기도 했다. 김성남 감독은 “연세대 쪽에서 기량이 뛰어난 정연식과 장성민을 분명 경계할 것”이라며 “연세대에서 두 선수를 집중 마크해도 이를 해결할 전략과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연세대, 반전을 노린다
  연세대의 준비도 만만치 않다. 이번 정기전에서 연세대는 고려대의 강점인 빠른 백스를 정면으로 돌파하기보다는 조직적인 움직임을 통해 상대의 트라이 횟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세대의 포워드와 백스 사이에서의 잔 실수 때문에 전략 실패의 확률이 높다고 평한다. 박기행 전 럭비국가대표 감독은 “서울시장기 대회 때 연세대가 조직적인 움직임을 통해 경기를 풀어나갔다”며 “하지만 백스와 포워드 사이의 잔 실수가 많아 흐름이 끊겼다”고 말했다. 이에 송명준(사범대 체교11, Hooker) 고려대 럭비부 주장은 “연세대가 잔 실수를 많이 할지라도 백스 윙 풀백들의 스피드는 뛰어나다”며 “우리도 상대의 트라이를 줄이는 전술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럭비부는 9월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일본인 럭비 전문코치의 지도를 받고, 일본 선수들과 합숙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렸다. 강인정 포스코 럭비팀 감독은 “연세대가 이번 전지훈련 후 디펜스 부분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부상으로 ‘춘계럭비리그전’에 출전하지 못한 김진환(연세대 스포츠레저14, No.8)과 맹민영(연세대 스포츠레저14, No.8), 방성윤(연세대 스포츠레저14, S.O) 등 유망주 포워드 선수들도 대거 합류했다. 특히 방성윤 선수는 ‘춘계럭비리그전’에서 교체 출전해 트라이까지의 연계과정을 이어주는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연세대의 핵심 포워드 중 한명으로 평가받는 럭비부 주장 나관영(연세대 체교11, Hooker) 선수를 중심으로 한 단단한 수비와 매 경기에서 킥을 성공하는 박한결(연세대 체교11, Wing) 선수도 주의해야할 선수로 꼽힌다.

 조직력과 체력으로 승리
  고려대는 완벽한 조직력과 강인한 체력을 이번 정기전의 주안점으로 두고 있다. 김성남 감독은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몇 있지만 우리는 팀으로 플레이 한다”며 “혹독한 체력훈련의 효과가 정기전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8월 18일부터 2주간 강원도 홍천으로 체력훈련을 떠났다. 훈련은 가파른 산악지대 구보와 100m 길이의 계단을 뛰는 훈련들로 진행됐다. 체력훈련은 선수들이 구토와 현기증을 호소할 정도로 혹독했지만 한명의 낙오자 없이 모두 훈련을 소화했다.

  전문가들은 전술적으로 고려대의 선수들의 백스 플레이 이후 움직임을 강점으로 평했다. 백스에 스피드가 빠른 선수들이 시선을 분산시켜 침투 공간을 만들어 낸다는 이유에서다. 박기행 전 럭비 국가대표 감독은 “고려대 백스는 공격 시 공이 나오는 타이밍을 정확히 캐치해 빠르게 치고 나온다”며 “포워드와 백스 사이의 의사소통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고려대 럭비부는 세트플레이에서의 완성도 향상을 위해 훈련에 영상분석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송명준 고려대 럭비부 주장은 “포스코 건설과 한국전력 등의 팀들과 실전 훈련을 통해 여러 가지 상황을 영상 분석해 훈련했다”며 “현재는 만족할 만한 훈련 결과로 정기전에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성남 감독은 “지금까지 준비해온 우리의 플레이를 고대인의 기대에 부응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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