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통한 나눔과 만남
커피를 통한 나눔과 만남
  • 이혜진 기자
  • 승인 2014.10.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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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교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의 벼룩시장 게시판에 직접 만든 커피와 밀크티를 파는 게시글이 1년째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닉네임 ‘이크루’를 사용하는 손형진(대학원·철학과) 씨의 ‘커피를 붓다’이다. 손 씨의 커피와 밀크티는 고파스 이용자들 사이에서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손 씨가 직접 만든 더치 커피를 판매한다는 대부분의 게시물의 조회 수는 500을 웃돌았다. 커피와 밀크티를 무료로 나눔 한다는 글에는 조회 수가 1000을 육박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또한 고파스에서 커피를 판매하게 된 계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대학원 생활을 하다 보면 일상에 계속 치이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커피를 선착순이나, 추첨으로 사람들에게 나눠주게 됐죠.”

▲ 직접 커피를 제작해서 판매하는 손형진(대학원·철학과) 씨의 모습. 테이블 앞에 직접 만든 밀크티(왼쪽)과 커피(오른쪽)가 놓여있다. 사진 | 차정규 기자 regular@kunews.ac.kr

  나눔만 하던 그에게 누군가 한 번 고파스 벼룩시장에서 팔아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마침 원두 값도 벌었으면 했던 그는 고파스 벼룩시장에서 직접 만든 더치커피를 판매하게 됐다. 소소한 시작과 달리 입소문을 탄 커피의 인기가 늘어나 15~20명이 대기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이 팔아도 이윤이 많이 남진 않는다. “돈을 벌려고 한다기보다는 사람 만나는 게 좋아서 시작한 일이예요.”라고 말했다.
손 씨는 중학교 때부터 커피를 만들어왔다. “형이 종종 집에서 커피를 내리곤 했는데, 커피 향이 너무 그윽하게 나서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곁눈질로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커피를 독학으로 배운 그는 더치커피를 팔기 시작하며 커피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원두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원두 사용 폭이 엄청나게 넓어졌어요. 맛있는 맛을 맞추기 위해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 나머지 역류성 식도염까지 앓게 됐죠.”

  그는 커피의 계열은 다를 수 있지만, 우열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윌리엄 포크너가 ‘세상엔 나쁜 위스키란 없다. 좋은 위스키와 더 좋은 위스키가 있는 것뿐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취향의 다양성은 좋지만, 취향의 우열관계는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자칫하면 스노비즘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는 요즘 고파스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장인들과 함께 ‘KU-rafters(Korea University+crafters)’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고파스 내의 수제품 장인들끼리 각자가 만든 제품을 교환하는 모임이에요. 저는 커피나 밀크티를 주고, 팔찌나 수제비누, 양초, 케이크 등을 받죠.” 그는 취미활동을 하려면 플랫폼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즐겁게 일하려면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이 있어야 해요. 성취감과 더불어 경험을 통해 일이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KU-rafters도 플랫폼 만들기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손 씨는 커피를 판매하면서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이 제일 즐겁다고 말했다. “커피를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과정까지 모두 저에겐 취미예요. 커피를 만들어서 약속 잡아서 만나고, 만나서 커피 맛있게 마시는 방법까지 알려드리는 것까지가 저에게 굉장히 즐거운 일이죠. 커피를 시는 분들한테도 즐거운 일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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