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 위에서 결의문을 낭독하다
우리땅 위에서 결의문을 낭독하다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4.10.13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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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장지희 기자 doby@kunews.ac.kr

   “저기 저거 아냐? 독도다!” 울릉도에서 약 두 시간 만에 독도의 모습이 조그맣게 보이기 시작하자 선내가 술렁였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기에 뱃멀미를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지만, 익숙지 않은 오랜 여정으로 사람들은 지쳐있었다. 그들에게 말 그대로 망망대해에서 우두커니 나타난, 외로이 앉아있던 섬 봉우리 두 개는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감격이었다. 8월 30일, 오후 4시 30분 경 드디어 독도에 입항했다.
독도 수호에 앞장서는 독도수호국제연대(집행위원장=고창근, 독도연대)의 산하교육기관인 독도아카데미와의 인연으로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1박 3일간의 여정으로 독도탐방의 기회를 가졌다. 날씨가 좋아 1년에 40여 일밖에 접안하기 힘들다는 독도 땅도 밟을 수 있었다. 울릉도에서 만나는 주민들은 “삼대가 덕을 쌓아야 독도에 발을 내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맞이해 독도아카데미와 함께한 독도 여정의 모습을 담았다.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8월 29일 오후 11시 30분, 서울 광화문 일대에 독도 아카데미 독도탐방 훈련단원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독도아카데미가 태풍으로 인해 미뤄진 독도탐방 일정을 재개한 것이다. 이에 대학생, 고등학생, 운영진, 고대신문 기자를 포함한 대학방송기자단 등 70여 명이 참여했다.

  독도아카데미는 2007년 독도연대가 설립한 단체로, 대학생과 고등학생에게 영토주권이론교육과 독도탐방훈련 등을 제공한다. 교육과 훈련을 통해 일본의 장기적 독도 침탈 전략에 대비하고 국제적 실천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다. 2011년부터 고등학생도 함께 참여하면서 올해로 대학생은 26기, 고등학생은 9기를 맞게 됐다.

  탐방 경로는 ‘서울 광화문→경포대→묵호→울릉도→독도’였다. 17시간에 걸쳐 진행된 모든 여정은 독도에 발을 딛기 위한 것이었다. 서울에서 출발해 약 5시간 만에 경포대해수욕장에 도착했다. 단원들은 도착하자마자 이른 아침을 먹고 일출을 보러 모래사장으로 걸어 나갔다. 단원들은 한 곳에 모여 뜨는 해를 바라보며 “독도, 동해 수호 파이팅!”을 외치며 마음을 다잡았다.

  묵호항으로 이동한 단원들은 오전 8시 울릉도로 가는 ‘썬플라워호’에 탑승했다. 묵호항에서 울릉도까지는 약 3시간 50분이 걸렸다. 배가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선원은 좌석 맨 앞에서 구명조끼 착용 시연을 보였다. 세월호 사건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지 단원들을 포함한 승객들 모두 진지하게 설명을 들었다. 이윽고 고요함이 다시금 몰려왔고 1시간이 지나지 않아 어디를 둘러봐도 수평선밖에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가 나타났다. 파도 포말에 비치는 햇빛이 저마다 반짝였다.

  약 두 시간이 지나고 둥글게 해안선이 말려든 도동항에 인접했다. 배가 접안하자 ‘아름다운 휴양섬 울릉도’라는 글귀가 먼저 반겼다. 왼쪽 전면을 보니 큰 전구들이 주렁주렁 달린 오징어 배 8척이 사이좋게 자리했다. 그제야 ‘오징어가 유명한 울릉도에 다다랐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

 태극기 휘날리는 독도  
▲ 독도 선착장에서 사람들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치고 있다. 사진 | 장지희 기자

   날씨가 무척 좋아서 마지막 날 가려던 독도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 늦은 점심을 급하게 먹고 독도를 가기 위해 사동항으로 이동했다. 터미널 매점에는 독도수비대 40여 명을 위한 위문품을 팔기도 했다. 부두에 묶여있는 배들은 모두 배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휘날리는 태극기를 위에 걸고 있었다. ‘씨플라워호’에 탑승해 자리에 앉으니 입구 위에 ‘독도 접안은 현지기상 상태에 따라 결정됩니다’라고 적힌 문구가 보였다. 도동항에서 사동항으로 이동할 때 탄 버스 기사는 “독도는 열 번 가면 세 번 들어갈까 말까 한다”며 “학생들 운이 억수로 좋아”라고 말했다.

  기나긴 뱃길 여정이 두 시간이 지나자 드디어 독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왼쪽에는 뾰족뾰족하고 사람들이 잘 접근하지 못하는 서도가, 오른쪽에는 그보다 조금 덩치가 작고 둥근, 독도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동도가 자리했다. 배는 부두 주위를 한참 서성이다 성공적으로 독도에 접안했다. 서도에는 가운데가 뻥 뚫린 코끼리 바위가 보였다. 아래 보이는 물은 너무 맑아 바닥이 들여다보일 정도였다. 제일 먼저 독도수비대가 우리를 반겼다. 그들은 친근하면서도 절도 있게 독도 방문자를 환영했다. 사람들은 들고 온 태극기를 펼치기도 하고 독도수비대와 사진을 찍기도 했다. 곳곳에서 “독도는 우리땅!”하는 소리가 들렸다.

  힘들게 도착한 독도이지만 방침 상 20분 정도밖에 땅을 밟고 있지 못해, 서둘러 그 모습을 눈에 담았다. 독도는 날카로웠다. 절벽은 가파르고 우직해보였다. 자연에 그대로 내버려져 있는듯했다. 표면은 날카로운 돌들이지만 생생한 초록빛이 그 위를 덮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도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꽂혀있는 태극기가 눈에 들어왔다. 바람에 펄럭이고 있는 태극기는 늠름하게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태극기가 꽂혀있는 언덕으로 올라가보고 싶었지만 독도수비대가 계단 입구를 통제했다. 독도는 군사전략적 요충지기도 했다. 독도수비대에게 그들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군사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 알려주기 곤란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 배가 독도에서 떠나자 독도수비대가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 장지희 기자

  선착장에 내린 독도아카데미 단원들이 서둘러 결의문을 낭독했다. “하나, 우리는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곳 독도가 확실한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선언한다. 하나, 우리는 독도아카데미 교육훈련을 통하여 숙지한 일본의 독도침탈계획을 만천하에 고발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일본이 전 세계의 출판물에 불법적으로 기록한 다케시마 표기를 우리의 독도로 수정 교체하는 데 앞장설 것을 결의한다.”

  독도 아카데미 고등학생 9기 단원 윤태오(남·17) 씨는 독도 위에 ‘태극기 휘날리며’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그는 “출발하기 3주 전에 3명이서 한 팀으로 미리 만든 피켓”이라며 “입항하기 어려운 독도에 이렇게 방문하게 돼 인상깊다”고 말했다. 17시간 걸려 도착한 독도에는 20여 분 밖에 서 있지 못했지만 누구 하나 이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 결의문을 외치는 단원들의 표정은 남달랐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생각만 했던 곳이 바로 그들 발아래에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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