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고대신문 창간 67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학내 자치언론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고대신문 구성원들에게 격려의 말씀 전합니다. 저는 현재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인 동시에 정경대 06학번으로서 고려대 학생사회와 자치언론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새내기 시절 새터에서 외쳤던 구호가 생각납니다. “민족과 민중을 사랑하는 호안정대, 경제포효!” 당시 구호를 외치며 가졌던 진심이 지금도 이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고대신문은 오랜 기간 동안 학생사회와 동고동락을 함께하며 학교와 학생의 공동발전 방안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생각합니다. 고려대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고루 반영하기 위해 애쓰는 부분에 대해서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자유 정의 진리를 수호하는 비판적인 지성의 산실로서 고대신문의 역할에 커다란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이에 앞으로 고대신문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작은 바램이나마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고대신문은 명목상의 자치언론기구이나 발행인은 고려대학교 김병철 총장으로 되어 있으며 편집권도 온전한 학생의 몫이 아닙니다. 고대신문이 학생과 학교의 공동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언론임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고려대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볼 지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려대학교가 학내외로 시종일관 내세우는 418 정신은 지난 선배들의 독립된 지성과 결단으로 행해진 것으로서 어떠한 권력과 단체에게도 사전에 양해를 구한 것이 아니며, 만일 양해를 구했다면 애초에 418 정신이라는 것도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고려대학교가 인사치레가 아닌 진정성으로서 418 정신을 계승한다면 권력과 상부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언론과 학생들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고대신문이 고려대가 표방하는 자유, 정의, 진리의 편에 선 자가 진정으로 누구인지 독립된 지성으로 판단할 수 있는 매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긴 안목에서 편집권의 완전한 독립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자치언론매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기계적인 중립에 연연해 하기 보다는 약자와 낮은 곳에 임할 수 있는 2만 학우들의 함성으로 자리잡길 바랍니다.
 
  고려대학교는 한국사회를 선도하는 명문사학을 자부하지만 한편으로는 고질적인 병페를 앓고 있습니다. 전국립대학에 비해도 턱없이 열악한 강사처우, 여전히 높은 학부와 대학원 등록금, 재단과 이사회의 독단적인 대학운영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대학운영의 동반자로서 노동자와 학생 그리고 교원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려대의 주인은 고려대 구성원의 것으로서, 김씨 일가의 것도 아니며, 총장의 것도 아닙니다. 바로 그 점을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1만 원우와 2만 학우의 고대신문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박원익
대학원총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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