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7대 안암총학생회(회장=최종운, 안암총학)의 부정 선거와 이에 대한 사건 경위를 재구성했다.

 선본장이자 제보자 신강산
  2013년 11월, 신강산 씨는 제 47대 고대공감대 선거운동본부(선본)의 선본장이었다. 신 씨는 최종운 씨의 이름으로 접속된 한 ‘마이피플’ 대화방을 발견했다. 해당 대화방에는 고대공감대 선본 후보였던 최종운, 이나영 씨를 비롯해 황순영 제 47대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정우진 제 47대 중앙선거관리위원, 박종찬 제 45대 안암총학 회장, 정연기 제 45대 안암총학 부회장이 포함됐다. 당시 선본장이었던 신 씨를 제외한 대화방에서 황순영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신강산 모르게 (리플렛) 주문할 때 1만 2000 정도씩 주문해도 좋을 것 같은데’라며 선거에 대해 조언했다. 고대공감대 선본은 선거 규칙상 상대 선본과 함께 리플렛을 1만 부 인쇄해야 했지만, 신 씨는 실제로 고대공감대가 리플렛을 1만 2000부 인쇄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외에도 신강산 씨는 신유정 제 47대 안암총학 전 기획국장이 ‘흔적 안 남게 전화해서 투표 독려해달라고 하고 공감대 이야기도 해라’, ‘다 가리지 않고 전화하고. 너희는 선본원이니까 너희가 말했다는 게 알려지면 안 된다는 것 유념해라’라고 말한 중선본방 대화방도 발견했다.

 신강산의 후보 제의 받은 서재우
  10월 8일, 제 48대 안암총학생회장단 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서재우 공과대 학생회장은 함께 할 부후보를 찾던 도중 신강산 씨로부터 제 47대 안암총학 부정선거에 대해 듣게 됐다. 서재우 공과대 학생회장은 “신강산 씨에게 고대공감대에 대한 자문을 구하던 도중, 신강산 씨가 ‘(저는) 고대공감대를 싫어하기 때문에 자문에 편향성이 있을 수 있다’며 부정선거에 대한 말을 꺼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서재우 공과대 학생회장은 부정선거 관련 내용은 들었지만 증거를 전혀 찾을 수 없어 사실을 규명할 수 없었다.
이후 신강산 씨는 자신이 정후보로, 서재우 공과대 학생회장이 부후보로 차기 안암총학 선본으로 나올 것을 제의했고, 서재우 공과대 학생회장이 거절하여 이 논의는 일단락됐다.

 진상규명위원회 제안한 강민구
 
10월 셋째 주, 강민구 전 의예과 학생회장은 서재우 공과대 학생회장과 제 48대 안암총학생회장단 선거 출마를 결정한 후 신강산 씨와 통화했다. 10월 16일 경 신강산 씨는 강민구 전 의예과 학생회장에게 전화해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은 채 “선거 부정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강산 씨 본인과의 출마를 거부한 서재우 씨에 대해 “함께 선거에 나가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강민구 전 의예과 학생회장이 이를 거절하자 신강산 씨는 부정선거 공개 여부로 협상을 제안했다. “내가 총학생회장단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경우 부정선거를 선거 직전에 공개할 것”이라며 서재우 공과대 학생회장과 출마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고, 강민구 전 의예과 학생회장은 이를 재차 거절했다.

  이후 강민구 전 의예과 학생회장은 신강산 씨에게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자고 회유했다. 강민구 전 의예과 학생회장은 “부정선거를 증명할만한 자료를 공유한다면 내가 총학생회장단 선거에 당선됐을 때 2015년 3월에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며 “당선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신강산 씨와 같이 실명을 걸고 폭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강산 씨는 강민구 전 의예과 학생회장에게 “사실을 폭로할 것인지, 이를 묵인하고 총학생회장단 선거에 출마할 것인지 고민할 것”이라며 “만일 사실을 폭로하게 된다면 내가 직접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의 대상이 된 최종운
 
10월 21일, 최종운 제 47대 안암총학 회장은 신강산 씨와 만나 “부정선거 관련 자료를 갖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앞서 신강산 씨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던 신홍규 제 47대 안암총학 전 정책국장은 신강산 씨로부터 ‘부정 선거 사실을 가지고 제 47대 안암총학 회장단과 협상을 할 수도 있다’고 들은 바가 있었다. 신홍규 전 정책국장은 이 사실을 이나영 안암부총학생회장에게 전달했다. 이에 이나영 안암총학 부회장은 “신강산 씨가 협상을 고려했다는 것을 듣고 잠시 고민을 했으나 이내 이 생각을 접었다”고 말했다.

  최종운 안암총학생회장은 간접적으로 신홍규 전 정책국장을 통해 신강산 씨에게 “부정 선거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 달라”는 인간적인 호소를 전달했다. 최종운 안암총학생회장은 신강산 씨가 평소 녹음기를 가지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직접적으로 신강산 씨에게 협상에 대해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신강산 씨는 “부정선거 관련 자료를 5일 후 공개하겠다”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신강산 씨의 고발문에 의하면 이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한 증거 인멸 및 행위 부정’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자진사퇴한  집행부 
 
10월 31일, 신강산 씨의 강경 대응으로 제 47대 안암총학 회장단은 부정 선거 사실을 인정하고 제 47대 안암총학 집행부에 이 사실을 알렸다. 안암총학 집행부는 일괄 자진사퇴를 결정하고 고대공감대 페이스북에 사퇴 글을 올렸다. 그 글에는 사퇴에 대한 어떤 이유도 드러나 있지 않았다.

  안암총학 회장단은 일부 중운위원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이나영 안암부총학생회장은 “24일 모든 중운위원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 했으나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지연돼 일부 중운위원에게만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신강산 씨가 부정 선거 사실을 폭로하기로 예정된 11월 2일의 하루 전인 1일, 안암총학 회장단 측은 신강산 씨보다 먼저 사실을 시인하는 방안도 생각했다. 그러나 신강산 씨가 먼저 1일 페이스북에 ‘11월 2일 오후 1시에 중대 발표가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나영 안암총학 부회장은 “사실을 회피하는 것보다 그대로 비판의 화살을 맞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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